퇴출용병 라모스 32점…삼성 구했다

입력 2011-11-1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친정팀과의 대결에서 패했다. 이번 시즌 삼성에서 전자랜드로 옮긴 강혁(오른쪽)이 9일 삼성전에서 이관희를 누르고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인천|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10R 등 맹활약…이승준도 19점 펄펄
삼성, 전자랜드 7점차 꺾고 꼴찌탈출

SK, 꼴찌 오리온스에 86-76 역전승

삼성 외국인 센터 피터 존 라모스(26)는 퇴출이 확정된 상태다. 당사자도 알고 있다. 222cm의 한국프로농구(KBL) 최장신이지만 동작이 느려 수비에서 치명적 결함을 노출한 탓이다.

여기에다 이정석 같은 주력 가드의 부상까지 겹쳐 라모스의 높이를 뒷받침해주질 못하고 있다. 결국 삼성 김상준 감독은 6일 KCC전 패배 직후 이성훈 단장과 미팅을 갖고 퇴출을 결정했다. 오리온스에서 뛰었던 아이라 클라크를 이미 대체용병으로 점찍어둔 상황이다. 삼성은 최대한 빨리 클라크의 입국을 바라지만 시간이 걸리고 있어서 라모스를 계속 뛰게 하는 형편이었다.

자기가 퇴출당할 운명임을 아는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야 하는 김 감독은 “착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심성이 성실하니 그래도 9일 전자랜드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바람을 담고 하는 말이었다.

김 감독은 “이제껏 라모스가 중도퇴출당한 리그가 없었다. 자존심에 상처도 많이 받았고, 충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라모스를 가르칠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밝혀 조직력에 융화되도록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잘랐다. 클라크처럼 ‘움직이는 용병’을 데려와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중이었다.

실제 삼성은 8일까지 6연패를 당하는 급박한 와중이었다. 2승8패로 공동 최하위까지 밀렸다. 반면 전자랜드는 5연승으로 2위(7승3패)까지 치고 나갔다. 특히 인천 홈에서 11연승 중이었다. 모비스가 세운 홈 12연승 기록 타이에 1승차로 따라붙었다. 마침 상대가 삼성이어서 기록은 떼놓은 당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뜻밖에도 ‘계륵 용병’ 라모스가 삼성을 구하고, 전자랜드에 일격을 가했다. 전자랜드는 라모스를 막기 위해 주태수를 붙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삼성 가드진이 골밑에 볼을 투입하기만 하면 백발백중 득점이었다. 라모스는 32점, 10리바운드로 삼성의 연패 탈출과 꼴찌 탈출에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전자랜드는 라모스를 막으면 외곽에서 이규섭의 3점슛이 터지는 바람에 수비 타깃을 집중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규섭(18점)-이승준(19점)의 득점까지 살아나 삼성은 4쿼터에 압도적 우세를 점했다.

삼성은 2쿼터까지 4점을 졌으나 3쿼터 2점차 역전에 성공한 뒤 4쿼터에서 5점을 더 벌리며 94-87로 승리했다. 전자랜드는 에이스 문태종이 7점으로 막힌 것이 치명적이었다. 전자랜드는 KT에 밀려 KGC와 공동 3위로 떨어졌다.

한편 SK는 잠실 홈경기에서 오리온스에 86-76으로 승리했다. 오리온스는 단독 꼴찌로 떨어졌다.

인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