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의 이것이 야구다] 선행주자 먼저 잡아야 병살 성립

Q: 원아웃 주자 1·3루, 내야 플라이 원바운드로 잡고 1루 송구 땐?
A: 1루주자 태그 후 1루 밟아야 실점 막아

‘야구, 제대로 그리고 좀 더 깊이 알고 보자.’ 스포츠동아가 야구의 폭발적인 인기와 이에 따른 고급 지식에 목말랐던 독자들을 위해 ‘이것이 룰이다’코너를 신설합니다.

‘이것이 룰이다’는 오프시즌 동안 복잡하고 미묘한 야구 규칙을 알아보는 코너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조종규 심판위원장이 진행을 맡습니다. 실명으로 각종 상황을 설정해 문답식으로 풀어보는 ‘이것이 룰이다’를 통해 야구룰의 오묘한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① 포스플레이


▲ 문: 동점이라서 1점이면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광주 SK-KIA전, 10회말 KIA 공격이다. 원아웃에 3루에는 이용규가, 1루에는 김선빈이 주자로 나가있다. KIA로선 짜릿한 끝내기가 눈앞에 보이고, 거꾸로 SK는 절체절명의 위기. 마침 타석에 선 김상현이 절박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SK의 잠수함 마무리 정대현을 상대하고 있다. 여기서 더 떨리는 건 투수라고 생각한 김상현은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라’는 가르침까지 염두에 두고 냅다 초구에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타구는 의욕과는 달리 배트끝에 걸리는 바람에 2루쪽에 뜬 평범한 플라이가 되고 말았다.

SK 2루수는 알다시피 재치만점의 수비를 자랑하는 정근우다. 정근우는 자기 앞으로 날아오는 타구를 보고 1루 주자의 위치를 확인한 뒤 타구를 플라이로 잡지 않고 원바운드로 잡았다. 평범한 플라이라 당연히 2루수가 잡을 것으로 예상한 김선빈은 1루를 밟고 있었고 바운드 되는 것을 본 3루주자 이용규는 뒤늦게 홈으로 뛰기 시작했다.

여기서 공을 잡은 정근우는 홈으로 볼을 뿌리는 대신 1루수 이호준에게 송구했다. 3루주자의 득점을 막으면서 더블 플레이를 완성해 이닝을 끝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사이 3루주자는 홈플레이트를 통과했다. 그렇다면 과연 3루주자의 득점이 인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SK의 1루수 이호준이 취해야 할 행동은 어떤 것일까?


▲ 답: 베이스를 밟고 있는 1루주자를 먼저 태그하고 그 후속 동작으로 베이스를 밟고 타자주자를 아웃시키면 제 3아웃이 포스아웃이 되면서 3루주자가 비록 먼저 홈플레이트를 밟았다고 하더라도 득점이 인정되지 않는다. 만약 1루수가 베이스를 밟은 상태에서 볼을 잡고 베이스에 있는 주자를 태그했다면 주자는 타자주자가 먼저 아웃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포스의 상태가 해제돼 베이스를 비워줄 의무가 사라지며 베이스에 닿아있다면 태그를 해도 아웃이 아니다. 따라서 3루주자의 득점도 인정된다. (야구규칙 2.30-포스플레이)

조종규 KBO 심판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