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한 방을 날렸다. 한화도 뛰어 들었다. 전통적인 프리에이전트(FA) ‘큰 손’ 삼성과 LG가 물러난 자리에 두 구단이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했다. 영입 전략마저 비슷하다. 그냥 ‘돈’뿐만 아니라 ‘마음’도 함께 푸는 것이다.
넥센은 이번 스토브리그에 가장 큰 충격파를 던졌다. LG로 보냈던 FA 이택근과 4년 총액 50억원(보장 금액 44억원)에 계약했다. 넥센 이장석 사장이 늘 “보내놓고도 못내 아까웠던 선수”라고 아쉬워했던 한을 이제야 푼 것이다. LG와의 우선 협상에서 상처 받았던 이택근은 망설임 없이 친정팀으로 돌아가면서 눈물까지 보였다. 이택근은 “LG에게 가장 서운했던 건 ‘3+1’이라는 부분이었다. 4년간 무조건 믿고 날 써주겠다는 팀에 더 마음이 가는 건 당연하다”면서 “그 믿음과 성의에 보답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뛰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화도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이 끝나기 무섭게 LG 출신 FA 송신영을 영입했다. 3년 총액 13억원에 플러스 옵션 2억원. ‘거액’이라 부르기는 힘들지만 팀 전력에 꼭 필요한 선수를 발 빠르게 데려왔다는 것만으로도 한화의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송신영은 계약 후 “새벽길을 달려온 이상군 운영팀장의 정성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털어놨다. 신속하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정승진 사장과 노재덕 단장, 그리고 발로 뛰며 선수의 마음을 붙잡는 이 팀장의 ‘트리플 플레이’ 덕분에 한화는 전에 없던 추진력을 자랑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한화는 전임 4번타자 김태균과의 복귀 협상에 앞서 동갑내기 FA 이대호와의 장외 경쟁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제 식구 챙기기’에 앞장서고 있다. ‘신흥 큰 손’ 넥센과 한화가 연출한 FA 이색 풍경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