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에 가더라도 받을 건 다 받고 가겠다”고 했던 이대호가 결국 2년간 7억엔(105억원)이란 역대 최고 대우로 오릭스 유니폼을 입는다. ‘몸값 홈런’을 날린 이대호는 이제 그라운드에서 홈런을 때리는 일만 남았다. 스포츠동아DB
옵션 거의 없는 대부분이 보장금액
이승엽 김태균 넘은 역대 최고 몸값
“예상보다 좋은 조건…무조건 계약”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예상보다 조건이 좋았다. 만족한다”고 했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몸값 100억원 제안을 받았던 ‘대한민국 4번 타자’ 이대호(29·전 롯데)가 이번에는 역대 최고의 몸값을 받고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다. 2년간 총액 7억엔(105억원), 이 중 대부분이 보장금액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대호는 24일 “어제 저녁 부산 시내에서 오릭스 관계자와 첫 대면을 했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분위기도 좋았다. 12월 초에 다시 만나 (최종) 사인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조건이 더 좋았다”, “나를 얼마나 원하는지 오릭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는 말에서 이대호가 100%에 가깝게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2003년 말 이승엽이 삼성을 떠나 지바 롯데에 입단할 당시 조건은 2년간 총액 5억엔이었고, 2009년 말 김태균이 한화를 떠나 역시 지바 롯데에 입단할 때 조건은 3년간 최대 7억엔이었다.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내민 2년간 총액 7억엔의 조건은 김태균은 물론, 이승엽까지 넘어서는 역대 최고 금액인 셈.
무엇보다 이 중 대부분이 보장금액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대호는 정확한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일본 프로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옵션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적은 조건이다”고 전하며 “7억엔이란 거금은 이대호에 대해 오릭스가 어느 정도 가치를 두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이대호는 최근 원소속구단과의 우섭협상기간에 자신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롯데가 내민 4년간 총액 100억원(보장금액 80억원+옵션 20억원)이 자신의 예상보다 훨씬 많아 놀란데 이어 이번에는 자신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오릭스측 제안을 받아 또 한번 놀란 셈이 됐다.
이대호는 “지금 당장 사인을 하지 않은 것은 계약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다. 난 아직 롯데 선수라고 생각해 이달 말까지는 롯데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일 뿐”이라며 “앞으로 일본 내 다른 팀과 협상을 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릭스와 계약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