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의 지상파 HD 방송 중단과 재개를 둘러싼 이모저모

입력 2011-12-06 16: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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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9일, 전국의 케이블 TV 시청자들에게 KBS2, MBC, SBS 등의 지상파 HD 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SD급 화질의 아날로그 방송은 볼 수 있다곤 하지만, 시청료를 지불한 상태임에도 흐릿한 화질 방송만 봐야 하는 시청자들은 당혹을 넘어 분노를 느꼈다. 다행히도 어제부터 8일만에 방송이 재개되었지만 이마저도 조만간 다시 중단될 지도 모른다.


이번 사태는 지상파 방송 3사와 유선방송사업자(SO)들간의 힘겨루기에 기인한다. 그 동안 유선방송사업자들은 케이블 TV가입자들에게 케이블 방송을 전송하면서 지상파 방송을 함께 시청자들에게 재전송해왔는데, 지상파 방송사 측에서 앞으로 지상파 방송채널 케이블 TV로 재전송하려면 자신들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한 탓이다.

이에 서울고법은 지난 10월 28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대표적인 유선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상대로 낸 간접강제 신청에 대해 신규 가입 고객들에게 지상파 HD 방송의 재전송을 하지 말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지상파 방송사들에게 하루에 각각 5000만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CJ헬로비전은 신규 가입자 유치가 불가능해지며, 이를 무시할 경우에는 매일 1억 5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상파 3사에게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CJ헬로비전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다른 우선방송사업자들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양측은 협상을 진행했지만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전국의 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11월 28일, 모든 케이블TV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재전송을 중단하기에 이른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 11월 30일, 지상파 3사에게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하면서 유선방송사업자들은 즉시 지상파 HD 방송의 재전송을 재개하라고 권고했다. 그리고 12월 2일, 방통위는 양측의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상파 3사는 외통위의 이 발표는 거짓이라며 반박,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였다. 유선방송사업자들은 방통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5일, 지상파 HD 방송 재전송을 재개했지만, 지상파-유선방송사업자간의 협의는 아직 끝나지 않아 여의치 않으면 방송 송출이 다시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가장 당혹스러운 곳은 당연히 시청자들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시청자들이 가지고 있을 의문 몇 가지에 대해 문답 형식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1. 지상파 HD 방송은 원래 무료가 아닌가?

지상파 HD 방송은 본래 무료로 볼 수 있는 것이 국민의 권리다. 하지만 이를 지상파 안테나가 아닌 케이블 TV 회선을 통해 볼 때는 경우가 다를 수 있다. 지상파 3사에서는 유선방송사업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케이블 TV 회선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지상파 HD 방송을 재전송하며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 그렇다면 케이블 TV 회선을 통하지 않고 지상파 HD 방송을 보면 되지 않나?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현실성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케이블 TV 가입자들이 지상파 HD 방송을 볼 때마다 안테나 케이블을 갈아 끼우거나 TV의 수신 모드를 바꿔 줘야 하는 불편을 감수 해야 한다. 실제로 IPTV나 위성방송 도입 초창기에는 지상파 HD 신호의 재전송이 되지 않아 시청자들이 위와 같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IPTV나 위성방송으로도 지상파 HD의 재전송을 하기 때문에 이런 불편이 없다. 다만, 만약 시청자가 지상파 수신용 안테나가 없거나 난시청 지역에 거주한다면 방법이 없다.


3. IPTV나 위성방송은 지금도 지상파 HD 방송이 나오고 있는데?

같은 문제로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4월에 한동안 지상파 HD 방송을 재전송 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은 스카이라이프가 지상파 방송사에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기로 하고 재전송을 재개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 같은 IPTV 사업자들도 같은 조건을 받아들여 지상파 HD 방송 재전송을 하고 있다. IPTV와 위성방송 사업자들은 매월 가입자 당 280원씩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상파 3사에게 지불하고 있다. 지상파 3사는 유선방송사업자들도 같은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4. 유선방송사업자들은 왜 지상파 3사의 요구조건에 반발하고 있는가?


일단 케이블 TV는 IPTV와 위성방송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입자 수가 많다. 방통위의 2011년 발표에 따르면 IPTV 가입자는 364만명, 스카이라이프는 282만명인데 비해, 케이블 TV 가입자는 1503만명에 달한다. 사실상 대다수의 가정이 거의 케이블 TV를 통해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선방송사업자들은 케이블 TV 회선 존재 덕분에 지상파 3사가 광고 및 방송 영업을 할 수 있고, 난시청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5. 언제 즈음 시청자들의 불안이 해소될 수 있을까?

8일만에 방송이 재개되었지만 지상파 방송사와 유선방송사업자간의 타협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양측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재전송 비용의 산정을 두고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때는 케이블TV 가입자당 100원을 지상파 3사에 지불하는 방안으로 타결되었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흐지부지되었다. 원만히 타결되지 못할 경우 다시 방송이 중단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양측의 갈등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당연히 누려야 할 시청권을 위협 받고 있다. 조속한 타결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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