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륜달 선생의 경륜 중급 특강] 입상선수는 다음경기에 똑같은 전법을 쓴다

입력 2011-1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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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이 발전하면서 전문가 수준의 노하우를 쌓은 팬들도 늘고 있다. 고수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듣는 것도 때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경륜 선수들이 트랙을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이 발전하면서 전문가 수준의 노하우를 쌓은 팬들도 늘고 있다. 고수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듣는 것도 때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경륜 선수들이 트랙을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 고수들도 ‘쉬쉬’한다는 바로 그 노하우

입상 실패 선수들은 100% 전법 교체
종합득점 우수자가 무조건 축은 아냐
엇비슷한 전력 편성시 ‘중·고배당’ 콕
‘두방’ 분산베팅·선발-우수 구매 확률↑


그동안 전문가의 견해를 통해 경주권 구매전략을 살펴보았다면, 오늘은 강의 마지막 시간이기도 하니 일종의 번외편으로 경륜장 아마추어 고수들은 과연 어떻게 경주를 읽고 있는지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강의를 위해 광명스피돔 본장과 장외지점 현장에서 경륜 팬들을 만나 구매전략을 들어보았습니다. 지금부터 설명드릴 내용은 일부 경륜팬의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만, 연륜이 높은 고수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도 틀림없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종합득점 우위와 강급자가 무조건 축 아니다”

가장 객관적인 자료라면 역시 종합득점과 승강급 여부겠죠. 하지만 종합득점이 높다고 해서, 강급된 선수라고 해서 무조건 강자로 꼽는 것은 곤란하다는 얘기입니다.

11월 27일 광명45회차 우수9경주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종합득점 우위인 유현근(10기)과 하반기 강급자 박진우(6기)가 경륜팬과 상대 선수들에게 인지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데뷔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한 신인 조택(18기)이 선행으로 우승을 차지했죠. 유현근과 박진우 위주로 예상했던 경주는 쌍승 381.4배의 고배당을 낳았습니다.


● “선수의 몸 상태, 최근 근황을 살펴라”

당연한 얘기로군요. 광명45회차에 출전했던 강병철(4기)은 한 때 특선급을 호령했던 선수였습니다만 훈련 중 부상을 당해 일년 이상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올해 경주에 출전하고 있지만 평균 순위 5.4위로 추락하면서 경륜팬의 평균 인기순위 또한 4위로 내려앉고 말았죠.

또한 김철민(16기)은 10월초 3연속 입상을 했지만 10월말 결혼으로 3주간 공백기를 가진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 “편성의 특징을 살펴라”

저배당 편성인가 아니면 고배당 편성인가를 가늠할 줄 아는 눈이 필요합니다. 선수의 전력 차이가 나지 않는 경주나, 전법상 같은 전법을 구사하는 선수들이 대거 편성된 경주는 일단 저배당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중·고배당을 공략하는 경주권 구매 전략이 기본이 되겠죠.


● “선수는 다 간다”

이건 무슨 얘기일까요. 기본적으로 선수는 모두 다 가는 것입니다. 안 갈 선수를 찾아내고, 갈 선수를 뽑아내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는 얘기죠. 전개의 양상에 따라 누구든 입상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누가 선행이고 누가 마크할 것인가”, “누가 타 선수들의 신뢰로 좋은 위치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선수를 앞에 놓을 것인가”, “어느 지점에서 젖힐 것인가”, “그 지구력이 끝까지 유지될 것인가”, “한 바퀴 젖히면 누가 마크 붙겠고, 반주 젖히면 누가 외선에서 마크로 따라 올 것인가” 하는 식의 전개로 입상 선수를 골라내는 것이 바람직한 것입니다.


● “입상한 선수는 다음날 똑같은 전법을 쓰고, 실패한 선수는 전법을 바꾼다”

정말 소중한 노하우입니다. 밑줄이라도 그어 놓으세요.

경주를 풀어 나갈 축 선수의 당일 전법을 예측하지 못하면 2, 3착 선수를 맞출 수 없습니다. 축 선수와 경쟁을 해 실패한 선수의 경우 반드시 전법을 변경한다고 봐야 합니다. 요즘 경륜의 가장 핵심이며 요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군요.


● “뒤에 붙일 선수는 뺀다”

특선급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례입니다. 축 머리 선수가 누구를 뒤에 달 것인가를 예측해 그 선수는 무조건 뺀다는 뜻이죠.

이 마크 선수는 쉽게 예측이 됩니다. 따라서 배당이 적고, 들어올 가능성도 ‘모 아니면 도’ 식으로 극단적입니다. 1코너를 선점해 내선 장악 마크하려는 선수, 마크 중 위에서 눌러 뺏는 선수, 밑에서 올려붙여 뺏는 선수 등을 상상해 봅시다. 축이 붙인 선수는 이런 4명 정도의 선수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들어와도 별로 배당이 없다는 것이죠.


● “모르면 단방, 알면 두 방”

아주 재미있는 얘기입니다. ‘단방’으로 승부하는 경륜팬들을 더러 보게 되는데, 사실 대부분은 몰라서 ‘단방’만 가는 경우가 많죠. ‘모르면 용감하다’라는 옛말이 연상됩니다.

하루에 보이는 몇 경주만 승부하는 일도 말리고 싶습니다. 경험상 적은 액수라도 수익이 있어야 집중력을 갖고 경주를 살필 수가 있더군요. 그나마 보이는 몇 경주라는 것도 나중에는 평상심을 잃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결과만을 놓고 보면 모든 경주가 ‘단방’처럼 보이지만 사실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주력 경주권과 받치는 경주권을 적절하게 7:3 내지 6:4로 분배해 ‘두 방’으로 승부하는 것을 권합니다.


● “특선은 관람, 선발·우수는 구매”

일반적으로 경륜팬들의 큰 관심은 특선에 있죠. 매출액도 특선급이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고수들이 출전하는 특선경주의 경우 불확실성이 높고 기대이익도 낮습니다. 오히려 선발·우수급에서 확실한 중배당인 20∼30배가 터질 때가 많죠. 적중에 성공한 사람들은 선발·우수급에서 전력 차이가 나지 않는 주목할 만한 선수 몇 명을 끈기를 갖고 연구 관찰했기에 가능한 결과일 것입니다.

총 다섯 번의 시리즈로 기획된 경륜 중급특강 강의는 여기까지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즐거운 경륜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강의에 륜달 선생이었습니다.<끝>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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