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 “기술위가 외압에 휘둘리면 한국축구 미래는 어둡다”

입력 2011-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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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9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조광래 감독 거침없이 쓴소리

“터놓고 상의 했었다면 덜 섭섭했을 것
모두 내 불찰…응원해 준 팬들에 감사”
박태하 코치 “불화설 과장된 것” 해명


“조중연 회장, 부회장단, 기술위원장 등이 대표팀 감독에 어울리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 “기술위원회가 협회 고위층이나 외부 압력에 휘둘리면 한국축구의 미래가 어둡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7일 해임 통보를 받은 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협회와 기술위원회에 거침없이 쓴소리를 했다.

조 감독은 9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를 경질한 부분이 기술위의 독자적인 결정인지 의문이다. 이번 뿐 아니라 기술위원회가 고위층이나 영향력 있는 집단에 휘둘리면 한국축구의 미래가 어둡다”며 “기술위원회는 대표팀을 위한 기술적인 조언은 물론 100년 대계를 설계하는 자리다. 자율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는 섭섭하지 않다. 다만 자신의 의지와 신념대로 기술위원장 직을 수행했으면 한다.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표했던 팀에 이르기 전에 중도하차하게 돼 아쉬움이 크다는 조 감독은 “내가 추구했던 것이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이기에 그 과정에서 내부적인 갈등도 있었고,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인정한다. 모든 것이 내 불찰이다”며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기술위원회나 조중연 회장이 대표팀과 관련해서 들었던 부분에 대해서 나와 터놓고 이야기를 한 뒤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면 후회가 없었을 것이고,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조금은 섭섭하고 아쉽다”고 과정상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외압설과 내년 협회장 선거 관련설에 대한 질문에 조 감독은 “회장 선거에 대해서는 내가 거론할 부분이 아니다.(지난 협회장 선거에서 패배한) 허승표 회장은 친형 이상으로 모시는 분인데 대표팀 감독이 됐다고 멀리할 수 있겠나. 그러나 나와 조 회장과 사이는 나쁘지 않았다. 지금도 좋다.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것은 아쉽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 감독은 “목청을 높여 운동장에서 응원해 줬던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정말 고마웠다. 앞으로 더 용기를 내서 단디하겠다. 모두 다 같이 파이팅 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조 감독의 발언에 이어 박태하 수석코치, 김현태 골키퍼 코치, 서정원 코치 등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대표팀 내 불화설에 대해 해명했다.

박 수석코치는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 과정에서 일부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가마 코치가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전술에 대한 생각이 달라 의견 다툼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박 수석코치는 “건전한 조직이라면 발전을 위한 의견 조율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나는 조 감독님에게 할말이 있으면 욕을 먹더라도 했다. 그런 게 대립으로 비춰진 것 같아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코치는 부상 선수 출전 강행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코치는 “레바논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성룡의 오른쪽 발이 부어있는 것을 확인했고, 의료진과도 상의했다. 본인이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고, 경기 전날 훈련을 통해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잘못이 있다면 감독이 아닌 나에게 있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서 코치는 선수들 사이의 갈등에 대해 “선수들 내부 갈등의 문제에 있어서 내가 가장 근접한 자리다. 선수들과 이야기도 자주 주고받았다. 나도 대표선수를 오래했고, 벤치에도 앉아있어 봤다.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경기 결과가 안 좋다보니까 그런 부분이 많이 확대된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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