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대표팀 감독 선임은 기술위에 맡기시고, 회장단은 좀 빠지시죠”

입력 2011-1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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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놓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갈팡질팡 행보 속에 여론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지긋지긋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복귀설 등 많은 루머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는 기술위원회가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술위원회는 대표팀을 이끈 경험이 있고, 명망 높고, 한국 축구의 정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겠다는 생각이다.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 등 조직력과 기술 축구를 앞세운 국가에서 우선적으로 찾아보겠다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윗선과 실무자 간 의견차가 크다.

내년 2월29일 예정된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쿠웨이트전만을 위한 ‘원 포인트 릴리프’ 지휘봉은 있을 수 없다는 뜻만 같을 뿐, 기술위원회와 협회 수뇌부의 생각은 많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기술위원회와 달리 회장단은 여전히 국내 감독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술위원회가 추진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기술위원회는 쿠웨이트전의 경우 선수들에게만 맡겨도 나쁘지 않다는 견해다. 상황에 따라 감독 선임의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회장단과의 입장이 많이 다르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축구 인도 “황보관 위원장이 ‘외국인 감독을 우선적으로 검토 하겠다’고 한 건 회장단과의 견해차를 의식한 때문이다”고 전했다.

협회 정관에는 기술위원회는 ‘각급 대표팀 지도자와 선수의 선발 등의 목적으로 설치한다’고 돼 있고, 협회 대표팀 운영 규정에도 ‘각급 대표단의 감독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기준에 따라 기술위원회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고 명기돼 있다. 어디에서도 회장단, 혹은 수뇌부가 개입해도 된다는 문구를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조광래 전 감독을 해임할 때 회장단은 구성도 안 된 기술위원회를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협회 정관 제6장(이사회) 46조(긴급처리) 1항 ‘경미하거나 긴급을 요하는 사항은 회장이 처리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회장단은 이번 감독 선임의 건도 ‘긴급처리’를 택해야 할 사안으로 보는 것 같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얘기가 들리는 이유다.

대부분의 축구인들은 기술위원회의 가장 큰 문제로 독립성 부재를 꼽았다. 돌아가는 꼴을 보면 또 다시 독립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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