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이치로, 내 이름 외치며 환대 깜짝”

입력 2012-0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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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스포츠동아DB

김도헌 기자의 “여기는 오릭스 미야코지마 캠프”

홍보사진 촬영 중 오릭스 선배와 첫만남
멀리서 보더니 “이대호!” 외치며 반겨
대뜸 ‘한국팬들 나를 미워하냐’ 묻기도
“대뜸 한국팬들이 나를 안 좋아할 것 같다며, 나를 미워하지 않느냐고 묻길래 나도 깜짝 놀랐다.”

오릭스 이대호(30)가 일본이 자랑하는 ‘천재타자’ 스즈키 이치로(39·시애틀·사진)와 나눈 대화 내용을 31일 공개했다. 이대호는 하루 전 구단 홍보자료용 사진촬영을 위해 오릭스의 제2 홈구장인 홋토모토 필드를 찾았다가 옛 친정팀 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이치로와 우연히 자리를 함께 했다.

이대호는 “멀리서 나를 보더니 손뼉을 치며 ‘이대호’라고 내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맞이하더라”며 “길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다. 무엇보다 ‘한국팬들이 나를 미워하지 않느냐’고 묻길래 나도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치로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앞으로 30년간 한국 야구가 일본 야구를 넘보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등 자극적인 말을 연이어 쏟아낸 적이 있다. 이치로는 이 말이 마음에 걸렸던 듯 하다는 게 이대호의 설명이었다. 이대호는 “순간적으로 어떻게 대답을 할까, 나도 고민하다가 ‘승부의 세계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한국팬들도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말해 줬다. 그러니까 기분이 좋은 표정이었다”고 설명했다.

“2009년 WBC에서 나는 한국 대표팀으로 이치로는 일본 대표팀으로 다시 만났었는데, 3년전 내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오릭스에 몸 담게 된 것도 이미 다 알고 있고, 앞으로 잘 하라는 말도 하더라”고 덧붙인 이대호는 “오릭스 선배이고, 개인적으로 나보다 나이도 많아 나도 올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라는 덕담을 건넸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그러면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한국하면 박찬호, 일본하면 이치로’였다. 어렸을 때 야구 게임기에서도 (이치로를) 만난 적이 있다’고 얘기하니까, (이치로가) 좋아하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치로는 미국 진출 전 오릭스에서 9년 동안 뛴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매년 빅리그 스프링캠프에 앞서 자신의 옛 친정 홈구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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