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릭스전 출전 제외…이대호와 대포대결 무산 왜?
삼성 류중일감독 “적응시간 충분히”
부담스런 일본팀과 경기 제외 배려
빨라야 26일 한화전 실전투입 예상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신구(新舊) 대포의 대결인 오릭스 이대호(30)-삼성 이승엽(36)의 빅매치가 어긋났다. 스윙 궤적을 교정 중인 이승엽이 21일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예정된 오릭스전에 결장하기 때문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0일 “이승엽을 오릭스와의 연습경기에 내지 않겠다”며 “승엽이가 시즌 준비를 모두 마쳤을 때, 몸 상태가 완벽해졌을 때 실전에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이어 “승엽이의 실력은 이미 검증되지 않았나. 승엽이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어퍼 스윙에서 레벨 스윙으로 타격 메커니즘 일부를 손보고 있는 이승엽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다.
삼성은 8일 오키나와에 도착한 이후 지금까지 일본프로팀과만 모두 5차례 연습경기를 펼쳤다. 이제 일본팀과 남은 평가전은 21일 오릭스전, 24일 라쿠텐전 등 2게임뿐이다. 26일 한화전부터는 삼성처럼 오키나와에 2차 캠프를 차린 국내팀과만 연습경기를 치른다. 일본팀과 맞붙은 지난 5차례의 연습경기 때도 이승엽은 출전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자꾸만 미뤄지고 있는 이승엽의 실전 투입은 언제쯤 가능할까. 20일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일러야 26일 한화전이 될 전망이다.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 이승엽을 친정팀이자 후배 이대호가 버틴 오릭스 또는 아무래도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또다른 일본팀 라쿠텐을 상대로 한 연습경기에 굳이 내보낼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얘기다.
지금 이승엽에게 중요한 것은 8년 만에 복귀한 국내무대 적응이다. 국내 투수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 급선무다. 그러니 연습경기에 사활을 걸 하등의 이유가 없다. 본인은 물론 코칭스태프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올해 이승엽의 가세로 삼성은 장타력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팀 홈런(95개)과 장타율(0.376)에서 고작 4위와 6위에 그쳤던 삼성이다. 그나마도 홈런(30개)-타점(118개)-장타율(0.617)의 3관왕을 거머쥔 4번 최형우의 원맨쇼 덕분이다. 올해 3번 이승엽이 30홈런-100타점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면 금상첨화다.
다만 서두를 이유는 없다. 이름만으로도 상대 투수를 주눅들게 할 이승엽이기에 스프링캠프에선 8년간의 일본생활에서 지친 심신을 추스르고 소속감을 되찾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늦지만 확실한 한 걸음이 더 중요한 이승엽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