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선동열 “현역 복귀? ‘커달’ 이용규와는 붙기 싫다”

입력 2012-03-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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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유니폼을 다시 입은 선동열 감독이 보여줄 ‘2012년 KIA 야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선 감독(오른쪽 끝)이 오키나와 캠프에서 KIA 선수들을 모아놓고 얘기를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홈런타자 보다 끊어치는 타자 더 무서워
은퇴전 메이저리그 러브콜 거절 아쉬움
고향팀 복귀 즐겁지만 좋은 성적 부담도
올시즌 급성장 박경태·신종길에 큰기대


KIA 선동열 감독과 인터뷰는 7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함께 그라운드를 걸으며 진행했다. 당시 아카마구장에선 삼성과 KIA 선수단이 연습경기를 앞두고 훈련 중이었다. 삼성 유니폼을 벗고 1년 만에 KIA 사령탑으로 변신한 선 감독에게 2012년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선 감독과의 트위터 인터뷰를 알리자 한국프로야구 30년을 대표하는 슈퍼스타 출신 감독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수많은 KIA 팬들이 ‘선수 선동열’에 대한 깊은 향수와 애정, 그리고 ‘감독 선동열’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과 기대를 동시에 드러냈다. 선 감독은 현역시절에 대한 질문에는 웃으면서 솔직한 목소리로, 감독직과 관련한 물음에는 진지한 음성으로 답했다. 선 감독의 친필 사인볼을 받을 주인공은 @yuyuglass, @dawonlee, @nature73 등 3명이다.(MAX스포츠 제공)


-다시 고향팀 붉은 색 유니폼을 입으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팬들과 공식행사였던 ‘호랑이 한마당’에서 감독님 인기가 어떤 선수보다 가장 높고 폭발적이었습니다.(@Ryu_1221,@sunnynara)

“선수 때 뛰었던, 타이거즈라는 이름과 붉은 색 유니폼으로 전통을 이어가는 팀에 돌아와 뿌듯함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기분은 참 좋습니다.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에게도 고맙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담이 참 커요. 성원을 보내주시는 팬 여러분 앞에서 더 좋은 모습, 좋은 성적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것에 마음속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번 팀과는 또 다른 부담감인 것 같아요.”


-일본 진출과 은퇴 당시 해태와 깊은 갈등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타이거즈로 돌아오기로 결정할 때 어떤 영향을 주지는 않았나요.(@nature73)

“지금과는 모그룹과 구단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 때는 사실 은퇴식도 안하겠다고 그랬어요. 섭섭했죠. 구단과 모기업이 너무나 어려웠고, 나쁘게 표현하면 선수를 팔아서 구단이 겨우 겨우 운영되고 있던 상황이었죠. 일본에 진출한 뒤에도 그러한 부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갈등이 조금 있었습니다. 지금은 타이거즈라는 이름과 전통은 지켜지면서 기업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그 어떤 감정도 남아 있을 수가 없죠.”


-1999년 일본 주니치에서 1승28세이브를 기록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입단 제안을 받지만 명예로운 마무리, 아름다운 은퇴를 택했습니다. 당시 박찬호 선수가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었고 많은 야구팬들이나 전문가들은 지금도 고 최동원 감독이나 선 감독께서 전성기 미국에 진출했다면 굉장히 뛰어난 활약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떠세요? 아쉽지 않나요. 그리고 한창 때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으면 어떤 성적을 올리셨을 것 같으세요?(@yuyuglass)

“아직 선수 때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시네요. 하하하. 사실 그 때 가고 싶은 마음이 분명 있었어요. 하지만 에이전트 문제도 있었고, ‘좋은 이미지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것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쉬움이 분명 있죠. 최동원 선배나 저나 처음에는 도저히 갈 수 없었던 상황이었고 FA 같은 제도도 없었고, 사실 메이저리그를 동경하는 마음이 컸고 꼭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죠. 만약 전성기 같다면요? 가보지도 못했는데 그걸 어떻게 알아요? 하하하.”


-한국프로야구에 훌륭한 타자들이 많습니다. 만약 지금 선수시절 모습으로 마운드에 다시 서면 어떤 타자와 승부해보고 싶나요. 그리고 가장 까다로운 타자를 꼽아 주신다면? 그리고 감독님 지금 공 던지면 시속 몇 km나 나오나요?(@shanyao_)

“하하하. 어려운 질문이 굉장히 많네요. 글쎄요. 지금 타자들은 우리 때와는 분명 기량차가 있어요. 힘, 기술적인 측면에서 모두 뛰어난 타자들이 많이 보입니다.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보다는 가장 까다로운 타자는 이용규일 것 같네요.(‘최형우 같은 홈런타자가 아니라서 조금 의외다’라고 말하자) 현역 때 홈런타자를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맞을 때 맞더라도 자신감 있게 승부하려고 했죠. 오히려 장타보다 짧게 치는 스타일의 이용규 같은 타자가 까다로웠죠. 지금 이용규를 보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공을 몇 개씩 던지게 하니.(웃음) 그리고 지금 마운드에 올라서 공 던지면 얼마나 나올까요? 그래도 뭐 한 120(km)에서 130은 나오지 않겠습니까? 하하.”


-스프링캠프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감독님께서 이번 스프링캠프의 성과를 직접 평가하신다면?(@jjuhee8711)

“부상이 많아서 많은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직 전력구상을 끝내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 외에는 체력적인 부분이나 정신적인 측면에서 분명히 성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특히 애리조나에서의 체력훈련은 시즌 전체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캠프를 출발하기 전 중심타자 후보로 이범호, 나지완, 김상현, 안치홍을 언급하셨습니다. 캠프가 끝나가는 지금 중심타자 후보는 누구인가요? 그리고 선발진과 마무리 등 투수진 구상은 어떻게 결정하셨나요?(@aelee00)

“아직 최종 결정하지 않았지만 출발 전과 똑같이 이범호, 나지완, 김상현, 안치홍이 우리 팀 중심타자 후보입니다.(선 감독은 아직 1군 복귀가 결정되지 않은 최희섭을 전력구성에서 제외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순철 수석코치와 최희섭 복귀 이후 포지션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하고 있었다) 1번 후보 이용규도 있고, 김선빈 등 타선은 부상도 많지 않고 괜찮습니다. 다만 걱정은 역시 부상이 많은 투수에요. 솔직히 질문에 답변을 못 드릴 정도로 구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사실 이쯤 되면 모든 세팅이 끝나야 맞는데, 부상이 있다 보니까 선발과 마무리 모두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투수는 누구인가요?(@S1215J)

“좌완 박경태 선수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지고 있어요. 박경태 선수가 잘해줄 것으로 믿고 있어요. 타선에서는 종종 언론을 통해 말씀드렸던 것처럼 신종길 선수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겠습니다. 마운드와 타선에서 두 선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친한 동료이자 친구, 그리고 한때는 다른 팀 감독이었던 이순철 수석코치와 한 팀에서 뭉쳤습니다. 어떤 야구를 공유하고 어떤 호흡을 보여주실지 궁금합니다.(@UTUT_T, @jungho99)

“재미있는 건 이 수석과 저는 해태시절을 제외하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항상 라이벌 팀에 있었어요. 관계는 감독과 수석코치지만 모든 부분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입니다. 그렇게 서로 힘을 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시즌 개막 전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 그러나 빼먹을 수 없죠. 올 시즌 몇 승이 목표세요?(@dawonlee)

“시즌 몇 승, 사실 가장 어려운 질문이에요. 우승하려면 80승 해야 할까요?(웃음) 한 시즌 뛰다 보면 항상 부상 같은 변수도 많고 예측이나 대비가 전혀 안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벌써 부상이 많은데,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많은 승리를 거두기 위해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겁니다.”


KIA 선동열 감독?


▲생년월일=1963년 1월 10일
▲포지션=투수(우완정통파)
▲키·몸무게=184cm·97kg
▲프로선수 경력=1985년 해태∼1996년 일본 주니치(1999년 말 은퇴)
▲주요 경력=2000년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2004년 삼성 수석코치∼2005년 삼성 감독(2010년까지)∼2012년 KIA 감독
▲한국프로야구 통산 성적=367경기, 1647이닝, 146승40패132세이브(완투 68회·완봉 29회), 방어율 1.20
▲일본프로야구 통산 성적=162경기, 197이닝, 10승4패98세이브, 방어율 2.70


오키나와(일본)|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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