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승균 “난, 93점짜리 농구선수”

입력 2012-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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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추승균(38)이 15일 서울 서초동 KCC본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양손 엄지를 치켜 올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현역 생활에 대해 “93점 정도 주고 싶다”고 자평했다. 사진제공|KBL

KCC 추승균(38)이 15일 서울 서초동 KCC본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양손 엄지를 치켜 올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현역 생활에 대해 “93점 정도 주고 싶다”고 자평했다. 사진제공|KBL

은퇴 기자회견 갖고 현역생활 마감


“정규리그 MVP 이뤘으면 100점 선수”
KCC서 15년간 뛰면서 챔프반지 5회

허재감독 “제2의 인생 멋지게 펼쳐라”


‘소리 없이 강한 남자’ KCC 추승균(38)이 15일 서울 서초동 KCC 사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15시즌 동안의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미리 준비한 좌석이 부족해 많은 취재진이 서서 기자회견을 지켜봐야 했다. 한 취재진은 “추승균이 인복이 있다”고 했지만 15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묵묵히 뛰어온 그의 성실했던 현역 생활에 대한 평가인 셈이다.

추승균 스스로도 자신의 현역 생활을 “93점은 줘야 하지 않겠나”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선수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이뤄냈다. 7점은 못 이룬 한 가지를 위해 비워둔다”고 설명했다. 그가 비워둔 ‘7점’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였다.

정규리그 MVP를 위해 비워둔 7점을 빼고 나머지 93점을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추승균은 많은 것을 이뤄냈다. 15시즌 동안 뛰면서 챔피언 결정전에서 5회 우승해 현직과 은퇴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챔피언 반지를 끼었다. 게다가 올 시즌 막판에 분전하면서 개인 통산 1만점을 역대 2번째로 넘겼다.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08∼2009시즌 주장을 맡아 후배들과 함께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챔피언 결정전을,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으로 개인 통산 1만19점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추승균은 7∼11일 벌어진 모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하승진과 함께 팀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여전히 이런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데, 은퇴는 너무 이른 것이 아닐까. 선수 생활을 연장하고 싶은 욕심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몇 개월 정도 생각해온 일이다. 정상에 있을 때 떠나자고 결심했다. 올해 6강에서 탈락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전년도(2010∼2011시즌)에 우승을 했으니 기분은 괜찮다”고 답했다.

그가 떠나면서도 걱정한 것은 팀이었다. 그는 “군입대와 은퇴 등으로 KCC의 전력이 약화된다는 지적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잘해주지 않겠나. 그 선수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잘할 거라 생각한다.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고 후배들을 향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기자회견장에 배석한 허재 KCC 감독은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명이 정말 잘 어울리는 선수다. 정말 떠나보내기 아쉽지만, 좋은 선수가 있는 것이 감독의 복이듯이 좋은 선수가 정상에 있을 때 은퇴시켜주는 것도 감독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제2의 인생을 멋지게 펼치길 바란다”며 추승균의 앞날을 축복했다.

추승균은 은퇴 뒤 진로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 구단과 좋은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상민이 형이 연락을 해왔다. 고생이 많았다며, 푹 쉬고 좋은 쪽으로 가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양손 엄지를 세우는 멋진 포즈로 15시즌 동안의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united97in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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