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스포츠동아DB
통산 72승째…역대 최다승 10승만 남겨
스캔들 딛고…총상금 1억달러 돌파 눈앞
내주 마스터스서 매킬로이 등 황제대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7·미국)가 멈췄던 골프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미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600만 달러)에서 2년6개월 만에 우승했다.
우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면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2010년 US오픈 챔피언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8언더파 280타)을 5타 차로 꺾었다. 2009년 9월 BMW 챔피언십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우즈는 924일, 108경기 만에 우승을 신고하면서 통산 72승을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PGA 최다승과 메이저 최다승 기록 행진도 재개됐다. 최다승 2위 잭 니클로스(미국·73승)에 1승차로 다가섰고, 최다승 샘 스니드(82승)와는 10승차로 좁혀졌다.
○82승 3년 내 넘어설까?
새 골프역사를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통산 72승째를 신고한 우즈가 최다승 기록에 10승만 남겨뒀다.
1996년 데뷔한 우즈는 2009년까지 통산 71승을 올렸다. 연 평균 5승 이상씩 기록했다. 2009년 11월 성 추문 사건이 터지면서 기록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이번 우승으로 기록 도전에 다시 불을 지폈다.
전망은 밝다. 1승을 추가하는 데 무려 2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우즈의 나이는 37세에 불과하다. 현역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적어도 10년 이상 남았다. 최소 1년에 1승씩만 기록해도 최다승 기록 달성은 충분하다.
빠르면 3년 내 새로운 골프역사를 쓸 가능성도 높다. 우즈는 1999년 8승, 2000년 9승 등 우승을 몰아쳤다. 1년에 2∼3승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메이저 최다승 기록 경신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우즈는 14승을 기록 중이다. 니클로스(18승)와 4승차다. 우즈의 메이저 우승은 2008년 US오픈 이후 제동이 걸린 상태지만 앞으로 최소 40회 이상 출전이 가능하다. 이 역시 3년이면 충분해 보인다.
투어 총상금 1억 달러 돌파도 사정권에 있다. 이번 우승으로 9659만6542달러를 벌었다. 약 350만 달러만 추가하면 1억 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올해 안으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골프황제는 누구?
우즈가 골프황제를 지켜왔던 기간은 무려 623주나 된다. 10년 넘게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황제에서 물러난 뒤 세계 남자골프는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마르틴 카이머(독일),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한 번씩 왕좌에 오르면서 황제 자리를 탐냈다.
4인 천하는 올 들어 양 강 구도로 변했다. 도널드와 매킬로이의 1위 싸움이 치열해졌다. 그러나 우즈의 우승으로 1인자 경쟁은 점입가경이 됐다.
진정한 황제의 탄생은 2주 앞으로 다가온 마스터스에서 결판 날 전망이다.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도널드와 매킬로이, 웨스트우드 등이 불참했다. 따라서 내달 5일부터 열리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해야 확실한 부활로 인정받을 수 있다. 우즈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마스터스 우승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우즈는 마스터스에서만 4차례 우승했다. 현역 최고다. 하지만 마지막 우승은 2005년이다.
도널드와 매킬로이에게도 마스터스 우승은 절실하다. 세계랭킹 1위 도널드는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다. 진정한 황제로 평가받기 위해선 메이저 우승은 필수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US오픈에서 메이저 첫 승을 올렸지만 앞선 마스터스에서는 마지막 날 최악의 라운드를 펼치며 메이저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4월 그린재킷의 주인공에게 진정한 골프황제라는 타이틀이 붙여질 전망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