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이 즐겨 쓰는 용어 중 ‘쓸데없이 고퀄(high quality)’이라는 말이 있다. 온갖 공을 들여서 만든 사소한 장난을 일컬을 때 쓰이는 말이다. 매년 글로벌 IT 기업들의 만우절 장난을 보면 이 말이 생각나는데, 잘 만든 동영상과 이미지를 동원하여 뻔한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올해도 많은 기업들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다. 그 중 가장 재미있는 몇 가지를 추려 봤다.
부서마다 앞다투어 거짓말, ‘명불허전’ 구글
구글의 만우절 장난은 완성도 높기로 유명하다. 마치 신기술이라도 발표하는 양 호들갑스럽게 특별 페이지를 만든 후 관계자들을 동원해 홍보 동영상을 올려놓는데, 설마 하는 마음에 동영상을 재생해보면 이내 웃음이 터지고 만다. 구글맵, 크롬, 지메일, 유튜브 등 부서별로 각각 다른 만우절 장난을 선보이며 ‘누가 더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나’ 경쟁이라도 하는 듯하다.
길 찾기 서비스 구글맵은 ‘구글맵 8비트 모드(Google Maps 8-bit)’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 모드에서는 전 세계 지도가 8비트 비디오게임기인 ‘패미컴(NES)’ 버전으로 등장한다. 패미컴에 구글맵 카트리지를 꽂고 전원을 켜면 인터넷을 통해 구글맵에 접속할 수 있는데, 사용 방법이 인기 게임 ‘드래곤퀘스트’와 동일하다. 혹시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카트리지에 입김을 불어넣으라는 농담도 빼놓지 않았다.
웹 브라우저 크롬은 멀티태스킹 기능을 추가했다. 양손에 마우스를 하나씩 쥐면 2개의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면은 둘로 분할되며, 마우스 커서도 2개 등장한다. 예를 들어 왼손으로는 FPS게임을, 오른손으로는 골프게임을 즐길 수 있다. 노트북 한 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부부에게도 적합하다는 것. 한 손으로는 동그라미를, 다른 손으로 네모를 동시에 그릴 수 있는 사람에게는 정말 유용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메일 서비스 지메일은 타자를 좀 더 편하게 칠 수 있는 법을 소개했다. 지메일의 설명에 의하면, 기존 가상 키보드를 사용하다 보면 자판이 너무 많아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대안으로 나온 것이 점(.)과 대쉬(-) 2개의 자판으로 이루어진 가상 키보드 ‘지메일 탭(Gamil Tap)’이다. 지메일 탭만의 언어를 숙지한다면, 알파벳은 물론 숫자까지 이 2개의 자판만으로 모두 입력할 수 있다. 호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은 채로 이메일을 보낼 수도 있다고 한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는 자사 동영상을 모두 담은 ‘DVD 컬렉션’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인터넷이 없어도 유튜브를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방식이다. 동영상 제작자에게 의견을 보내고 싶으면 우편을 이용하면 된다니, 참 편리하다. 이 제품을 구입하면 175대의 트럭이 품목별로 정리된 DVD를 보내주는데, 유튜브에는 1초마다 1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새로 올라오기 때문에 매주 트럭 1대 분량의 DVD를 계속 받아야 한다.
소니, 손바닥보다 작은 울트라북 출시
소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울트라북 ‘바이오Q(VAIO Q)’를 선보였다. 그런데 그 크기가 작아도 너무 작다. 주머니 속에 들어가는 건 좋은데, 동전보다 조금 큰 수준이라 화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라이브뷰’라는 외눈 안경 모양의 액세서리를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성능은 역대 최고다. 인텔 i9(?) 프로세서, 8GB 메모리, 256GB SSD, AMD 라데온 HD 6650M 그래픽카드를 작은 본체에 모두 탑재했다. 게다가 3D 입체영상 기능도 지원한다.
코닥, 아기 고양이를 찍어내는 프린터
코닥은 “살아있는 고양이를 인쇄하세요!(Print your own LIVE Kittens!)”라는 슬로건을 자사 홈페이지에 대문짝만 하게 내걸었다. 이에 따르면 코닥은 살아있는 아기 고양이를 인쇄하는 기계를 발명한 셈이다. 사용법은 매우 간단해서, 원하는 유형의 고양이를 화면에서 선택한 후 90초만 기다리면 아기 고양이가 기계에서 튀어나온다.
스타벅스, 배달 서비스 시작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스마트폰용 배달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선보였다. 이 앱을 사용하려면 원하는 커피를 선택하고 길을 계속 걸으면 된다. 위치정보를 확인한 스타벅스가 갓 내린 신선하고 뜨거운 커피를 배달해 준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북미 7개 주요 도시에 배달 전문 바리스타들을 배치했고, 이들은 킥보드를 타고도시를 하루종일 순회한다. 향후 인라인스케이트 방식도 도입한다고.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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