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기자회견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인천 허정무 감독.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인천 허정무 감독이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광주전을 마친 뒤 사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허 감독은 10일 오전 구단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허 감독은 “저의 부덕함 때문에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하며 어그러진 일들을 미처 바르게 맞추지도 못하고 이렇게 손을 놓아 버리게 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의 자진 사퇴는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과 인천 구단 정상화가 차일피일 미뤄진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시즌 초부터 사퇴를 고심했고, 시 관계자들에게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허 감독은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을 원정 사상 첫 16강에 진출시킨 뒤 그 해 8월23일 인천 감독에 취임했다. 인천에서는 기대가 컸다. 좋은 성적으로 돌풍을 일으켜 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허 감독은 부진한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인천을 이끈 20개월 동안 정규리그에서 9승22무17패를 기록했다. 특히 올 시즌 K리그에서는 1승2무4패를 기록하며 16개 팀 중 15위에 머물러 외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
허 감독은 “지난 해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뛰었던 골키퍼 윤기원의 죽음이 가장 슬프다”면서 2월말 유니폼 교체 논란으로 인한 서포터와의 논쟁, 인천 시민단체가 제기한 재정 투명성 문제 등을 거론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인천|박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