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왼쪽)-한대화 감독. 스포츠동아DB
KIA 선동열 감독과 한화 한대화 감독은 25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자 광주 시내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삼성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령탑은 여전히 속내를 털어놓으며 친분을 유지하는 사이. 26일 경기 전에도 한 감독이 KIA 덕아웃을 찾아와 “차 한 잔 달라”고 했고, 선 감독은 얼른 감독실로 옛 전우를 안내했다. 그리고 짧은 티타임을 마친 두 감독은 입을 모아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서로 위로하는 자리였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사실 두 감독 모두 요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화는 개막 후 가장 먼저 10패 고지를 밟으면서 최하위로 처져 있고, 우승 후보로 꼽혔던 KIA는 마운드와 타선이 모두 부진해 하위권을 맴돌고 있었다. 야심 차게 시즌을 준비했던 감독 입장에선 매 경기 속이 타들어가는 상황. 그러나 한 팀의 사령탑으로서 주위에 마음 편히 하소연할 사람도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절친한 두 감독에게는 광주에서의 조우가 내심 반가웠을 터다.
선 감독은 “(25일 저녁식사 때) 그래도 원래는 내가 한 감독님을 위로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24일 경기에서 우리가 대패하는 바람에 입장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한 감독도 “우리는 이제 바닥을 쳤으니 더 나빠질 것도 없다. 좋아질 일만 남았다”며 “선 감독이 불펜 때문에 걱정이 많은 것 같더라. 결국 서로 고민을 듣고 애환을 나눴다”고 귀띔했다.
광주|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