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팀 타율 꼴찌 KIA, 분위기 반전 이끌어
KIA는 5일까지 3연속경기 연장 혈전을 치렀다. 4∼5일 경기시간을 더하면 무려 7시간28분에 달했다. 특히 5일에는 에이스 윤석민이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타선이 터지지 않아 아슬아슬하게 공을 던졌고, 결국 연장에서 힘겹게 승리를 낚았다. 무려 16일 동안 선발승이 없었던 가장 큰 이유도 팀 타율 꼴찌의 빈타 때문이다.
6일 광주 넥센전에서 KIA 3번타자 안치홍(사진)은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며 머릿속에서 미리 승부를 했다. 상대 선발투수 심수창은 ‘주자가 있을 때는 변화구로 많이 승부했다. 주자가 나가면 변화구를 노리자’, ‘주자가 있으면 몸쪽은 버리고, 바깥쪽을 집중적으로 노려 최대한 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낸다.’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할 때 타점을 올리겠다는 의지이자, 치열한 준비와 설계에 다름 아니었다.
1회말 김원섭과 김선빈의 연속안타로 맞이한 무사 1·3루서 안치홍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적시타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예상했던 변화구 승부에서 이긴 덕이다. 첫 안타와 타점은 시작일 뿐이었다.
안치홍은 2회말 다시 중전적시타 1타점, 4회말에는 좌중월3점홈런으로 대량 득점을 이끌었다. 심수창을 상대로 무사 2·3루 볼카운트 2B-1S서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시속 138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노렸고, 그대로 비거리 125m짜리 아치를 그렸다. ‘1회와 2회 변화구로 안타를 맞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올 것 같다’는 예상이 적중했다.
이제 고졸 4년차지만 안치홍은 3할타자,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다. 상대 투수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타석 운영은 베테랑 같은 모습이다. 3점홈런은 선발 앤서니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쫓아온 넥센을 상대로 승리를 지켜낸 의미 있는 한방이었다.
안치홍은 이어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빠른 발을 이용해 내야안타, 7회 다시 좌월2루타를 날리며 이날 5번째 안타를 때렸다. 5타수 5안타에 5타점. 5타점과 5안타 모두 개인통산 한 경기 최다기록이다.
이전까지는 2010년 6월 13일 광주 LG전에서 올린 4타점, 2011년 9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뽑은 4안타가 개인최다기록이었다.
안치홍은 “어쩌다 한 경기 잘 맞은 것뿐이다”며 겸손히 웃었다. 이어 “1회말에 주자가 있어서 변화구만 노렸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두 번째 타석에서 빗맞은 안타가 나왔는데 그 이후 다 잘 풀린 것 같다. 4회 홈런은 무사 1·2루서 번트 사인이 나왔는데 포수 실책으로 2·3루가 되면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 실투였고 운이 좋았다. 이제 곧 (이)범호 형도 돌아온다. 모두 힘을 내서 계속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