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이용찬 “윤석민 상대 완투패…얻은 게 더 많았죠”

입력 2012-05-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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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전문가들이 두산을 우승후보로 꼽기를 주저한 이유는 선발진에 확신을 못 가졌기 때문이다. 니퍼트, 김선우 외에 믿을만한 선발감이 안 보인다고 봤다. 그러나 이용찬이 임태훈과 더불어 선발진을 받쳐주면서 두산은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첫완투 스릴 만끽…투구수 조절 목표도 생겨
새 주무기 포크볼 앞세워 올시즌 12승 야심
선발 자리 잡았지만 언젠간 마무리 컴백 꿈


두산 이용찬(23)의 출발이 좋다. 5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2승3패, 방어율 2.56을 기록하고 있다. 타선의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승보다 패가 많지만, 최근 4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를 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11일 광주 KIA전에선 윤석민과 팽팽한 완투대결을 펼친 끝에 0-1로 패했다. 그는 “몸도, 마음도, 구위도 이제 선발투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운영도 향상됐고, 구종도 다양해졌다. 특히 올 시즌 결정구로 사용하는 포크볼은 위력이 대단하다. 올해 그의 목표는 12승과 15차례의 QS다. 항상 마운드에 서면 QS를 하는 투수, 이용찬의 꿈이다.


○맞혀 잡는 투수가 좋은 투수다!

-이제 좋은 선발투수가 된 것 같다. 확실히 지난해와는 다르다.

“지난해는 마무리투수 때 습관이 있어서 공을 세게만 던지려고 했어요. 선발투수가 100개는 던져야 하는데 제풀에 지쳐서 힘들었죠.”


-요즘은 완급조절이 돋보이던데?

“타자를 맞혀 잡으려고 해요. 마무리 때는 모든 타자를 삼진 잡으려고 했거든요. 지금도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삼진 잡으려고 하긴 하죠. 근데 삼진 생각하면 힘 들어가고, 투구수 많아지더라고요. 스피드 신경 안 쓰고, 컨트롤에 집중하니까 훨씬 좋아요. 그래도 145km는 나와요.”


-올해 목표는?

“12승이에요. 그 정도는 해야 팀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매 경기 목표가 퀄리티스타트라면서?

“등판하는 날마다 아버지가 ‘퀄리티스타트!’ 하시죠.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승패도 중요하지만 퀄리티스타트를 목표로 잡으니까 마음이 편해요. ‘최대한 빨리 승부를 하자’, ‘좋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자’, ‘낮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자’, 이런 생각을 많이 하죠.”


○생애 첫 완투! 새로운 목표를 찾았다!

-지난 11일 윤석민과 완투대결을 했다.

“좋았어요. 제가 처음으로 8이닝을 던졌고, 처음 완투를 했잖아요.”


-이겼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근데 하나도 아쉽지 않았어요. 석민이 형 던지는 것 보면서 얻은 것도 많고요. 무엇보다 1-0이라는 스코어가 주는 긴장감이 무척 좋더라고요.”


-완투패가 가져다준 성과가 있다면?

“그날 새롭게 도전할 목표를 찾았어요. 석민이 형이 108개로 완봉승을 했죠, 아마. 저는 111개를 던졌고요. 투구수 100개 이하로 완투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뭐 ‘99구 완투승’, 이런 거죠.”


○포크볼 던지면 제가 이겨요!

-구종 이야기를 해보자. 포크볼이 굉장하던데?


“제가 마무리 할 때 직구 하나밖에 없었잖아요. 볼은 빠른데 변화구는 변변치 못했죠. 올해는 포크볼이 생겨서 해볼 만합니다.”


-언제부터 준비한 건가?

“2010년 마무리캠프 때죠. 근데 지난해는 좋다, 나쁘다 그랬어요. 올해는 아주 맘에 듭니다.”

-포크볼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하구나.

“던지는 방법을 확실하게 알게 됐죠. 떨어지는 각도 조절과 스피드 완급도 이젠 돼요. 삼진을 잡아야 할 때도 필요하고요.”


-포크볼은 많이 던지면 팔에 안 좋다고도 하잖아?

“저는 괜찮아요.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아요. 제가 얼마 만에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공을 찾은 건데요. 그동안 변화구 잘 던지는 투수가 참 부러웠어요. 일단은 안 맞는 게 더 중요하고, 타자를 잡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커브와 슬라이더는 어떤가?

“보통이죠. 좀더 가다듬어야 해요. 가끔은 좋은날도 있어요.”


-장충고 다닐 때 슬라이더 좋았잖아?

“그죠. 저 슬라이더 잘 던졌죠. 근데 수술 이후에 슬라이더가 잘 안 돼요.”


-지금 슬라이더는 B급인가?

“(웃으면서)C급이죠.”


○선발투수는 자신과의 싸움!

-선발투수의 매력은 뭔가?


“확실히 마무리투수보다는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기사도 많이 나가고, 인터뷰도 많고….”


-한번 던지면 4∼5일을 쉰다는 게 가장 큰 것 같은데?

“마무리투수는 못해도 다음날 바로 만회할 수 있어요. 근데 선발은 못 던지고 나면 다음 등판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남들은 ‘한번 던지고 푹 쉬어서 좋겠다’고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아요.”


-팀에 좋은 롤 모델이 있잖아?

“(김)선우 형에게도 많이 배우고, 니퍼트를 보면서도 또 배우죠.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게 힘들잖아요. 선발투수는 선봉장이니까 책임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떡하든 상대 선발에 밀리지 않고 싸워야죠.”


○언젠가는 다시 마무리 맡고 싶어요!

-꿈은 마무리투수라고 들었다.

“맞아요. 전 사실 선발보다는 마무리가 더 좋아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해보고 싶어요.”


-올해는 프록터가 확실하게 마무리를 하잖아?

“올해는 아니에요. 올해는 하라고 해도 안하고 싶어요. 선발투수로 몸을 만들었으니까 좋은 선발투수가 돼야죠.”


-마무리가 좋은 이유는 뭔가?

“글쎄요. 고등학교 때부터 마무리를 했어요. 프로에서도 시작은 마무리였고, 구원왕도 한번 했잖아요. 저에게 신인왕을 안겨준 것도 마무리였고…. 팀 승리를 지킨다는 건 굉장히 매력 있거든요. 그리고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또 다른 이유?

“자신감이 생겼어요. 옛날에는 직구밖에 못 던졌는데, 이젠 포크볼도 있고 제구력도 좋아졌어요. 다시 한다면 훨씬 재미있게 잘 할 것 같아요.”


-기대가 된다. 어쨌든 올해는 선발투수다.

“나가면 퀄리티스타트를 하는 투수가 되고 싶어요. 지난해 팀 성적이 나빴는데, 올해는 제가 보탬이 돼서 꼭 한국시리즈에도 나가고 싶고…. 한국시리즈에서 퀄리티스타트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두산 이용찬?

▲생년월일=1989년 1월 2일
▲출신교=신원초∼양천중∼장충고
▲키·몸무게=185cm·85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07신인드래프트 두산 1차 지명·입단
▲2012년 연봉=1억2000만원
▲통산 성적(15일 현재)=134경기 9승13패51세이브, 방어율 3.82(226이닝 60자책점) 173탈삼진 ▲주요 경력=2009년 신인왕·구원 1위(26세이브), 2010년 구원 2위(25세이브)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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