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대표팀은 왜, 김병현팬이 됐을까?

입력 2012-05-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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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스포츠동아DB

김병현. 스포츠동아DB

올림픽 앞둔 소음 적응훈련 흔쾌히 도움
슈퍼스타 김병현, 신궁들과 즐거운 미팅


2012런던올림픽에 나설 양궁대표팀은 26일 목동 한화-넥센전에 앞서 ‘야구장 소음적응훈련’을 실시했다. ‘핵잠수함’ 김병현(33·넥센)의 명성은 세계 최고 신궁들 사이에서도 자자했다.

‘대표팀의 든든한 맏형’ 오진혁(현대제철)은 “예전부터 김병현 선수의 팬이었다.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눈치 빠른 넥센 홍보팀은 이를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즉석에서 김병현과 양궁대표팀의 만남을 주선했다.

훈련을 마친 김병현은 편안한 복장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진혁을 비롯해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임동현(청주시청)과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기보배(광주광역시청) 등은 교대로 김병현과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특히 이들은 ‘슈퍼스타’의 소탈한 모습에 흠뻑 빠졌다. 오진혁은 “동네 형 같은 느낌”이라며 미소를 지었고, 양궁대표팀 장영술(현대제철) 총감독은 “예의바른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병현 역시 세계 최고 궁사들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관계자들로부터 오조준(바람의 방향을 예측해 활을 쏘는 기술)과 패러독스(화살이 좌우로 흔들리며 날아가는 현상) 등의 전문용어를 들은 뒤에는 “양궁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 직접 확인하고 싶다”며 사대의 뒤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궁대표팀이 관중의 소음 속에도 10점을 명중시키자, 놀라운 듯 미소를 짓기도 했다. 양궁대표팀은 서울 모 구단에도 소음훈련 관련 협조를 구했지만 답변은 시원치 않았다. 이 구단이 박용성 대한체육회장과도 관련이 있어 서운함은 더 컸다. 넥센을 향해선 “2년 연속으로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자연스럽게 양궁대표팀은 넥센의 팬이 됐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야구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고, 대표팀의 선전에 미력이나마 힘을 보낼 수 있으니 우리가 더 감사한 일”이라며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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