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갈 길 멀다” 겸손한 보경씨

입력 2012-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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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이 13일 소속팀 세레소 오사카 합류를 위해 출국 전 인터뷰를 갖고 ‘박지성 후계자’에 걸맞는 성장을 자신했다. 12일 레바논과 경기에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는 모습. 고양|박화용 기자

한국 축구 ‘포스트 박지성’ 기대주

레바논전 2골 영웅 日 출국길 인기실감
“후계자 표현에 부끄럽지 않도록 하겠다”
무소뿔 같은 ‘박지성의 멘탈’ 닮고 싶어
광저우AG 아쉬움 올림픽서 만회 각오


한국 축구는 요즘 ‘김보경앓이’ 중이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 2차전에서 카타르와 레바논을 내리 제압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청신호를 켠 최강희호의 중심에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이 있다. 그는 한국 축구의 지난 10년을 이끈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직접 “내 뒤를 따를 선수”라고 언급했던 기대주다. 레바논과 홈 2차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대표팀의 3-0 대승을 진두지휘한 김보경은 12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사카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갖고 “꾸준히 성장해 ‘박지성 후계자’라는 표현에 부끄럽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성장 또 성장

김보경은 카타르 원정에서 2개 어시스트를 배달하더니 레바논전에서는 해결사로 나섰다. 박지성에 비해 약점으로 지적된 골 결정력을 스스로 타파했다. A매치 14경기만의 데뷔 골과 2호 골.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멀티 플레이어의 전형으로 꼽혔던 박지성처럼 그 역시 좌우 날개와 중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세트피스도 도맡았고, 과감한 돌파와 탁월한 슛 감각으로 최강희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그리고 하루가 흘렀다. 신분이 달라졌다. 소속 팀으로 돌아가는 출국 길에 기자들을 만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솔직히 아직 실감도 나지 않는다. 물론 가족 등 주위에서는 많이 기뻐한다. 하지만 결국 (그런 인기는) 어제 내렸던 눈처럼 곧 사라질 것을 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월드컵 최종예선을 거치면서 꾸준히 스타들을 배출해왔다. 박주영(아스널),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이 비슷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다. 김보경을 두고 브라질월드컵의 예비 스타라는 수식이 등장한다. 돌아온 그의 반응.

“이제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첫 관문을 통과한 상황이다. 좀 더 발전해야 한다.”


○박지성의 멘탈을 닮고파

2010남아공월드컵 기간 중 김보경의 룸메이트는 박지성이었다. 많은 걸 보고 배웠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선배의 멘탈이 존경스러웠다.

“그 때 지성이 형이 제가 까마득한 후배였던 만큼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줬다. 솔직히 내가 대표팀에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많은 걸 느꼈다. 지금 난 멀었다. 경기 운영이나 정신력 등 여러 가지가 부족하다. 지성이 형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않고 믿음직스러웠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박지성은 자신의 후계자로 김보경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제2의 박지성’이란 표현은 부담과 자극을 준다. 물론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믿음도 있다.

“개인적으로 나을 건 없다. 다만 노력하면 잘되리라는 생각은 한다.”

또 한 번의 발전 무대는 런던올림픽이다. 그가 꿈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본고장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도 동경하는 곳이지만 박지성이 몸담은 EPL은 더욱 각별하다.

“올림픽이 너무 기다려진다. 우린 계속 성장하고, 발전했다. 메달 부담도 있지만 의지가 강하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김포공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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