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록터. 스포츠동아DB
삼성전 9회 세타자 셧아웃 시즌 17S
왕년 ‘양키스 필승계투조’ 관록 여전
“블론세이브쯤이야.” 메이저리그 필승조의 관록은 한 차례의 블론세이브로 주눅 들지 않았다.
두산의 철벽 마무리 스캇 프록터(35·사진)는 15일 잠실 삼성전에서 4-1로 앞선 9회 등판해 3타자를 삼진 2개를 곁들여 깔끔하게 잡아내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17세이브째.
프록터는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개막 이후 줄곧 ‘무결점 마무리’를 해왔던 그는 12일 3-2로 앞선 연장 11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롯데 타선의 집중력에 밀려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12회에는 2사 만루서 조성환에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첫 블론세이브와 패배를 동시에 떠안는 순간이었다.
국내프로야구에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용병 마무리가 성공한 케이스는 극히 드물다. 올 시즌에도 LG와 한화가 외국인투수에게 마무리를 맡겼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몇몇 지도자들은 프록터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었다. 모 구단 투수코치는 “블론세이브 이후가 중요하다. 리즈(LG)나 바티스타(한화)는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후 무너지기 시작했다. 프록터 역시 바로 극복이 가능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향방이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록터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2시즌에 걸쳐 뉴욕 양키스의 필승계투조로 활약했다. 2006년에는 무려 26홀드를 올리며 선발투수진과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메이저리그, 그것도 최고 명문팀 양키스의 필승계투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블론세이브에 대한 질문에 프록터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게임에 7∼8점도 줘봤다. 언젠가는 블론세이브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큰 영향은 없다. 오히려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으니 앞으로의 경기에 더욱 분발하는 계기가 된다. 우리 팀엔 젊은 선수들이 많다. 동료들이 승리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답했다.
‘쿨’하게 블론세이브를 받아들인 프록터는 14일 롯데전에서 블론세이브 이후 첫 세이브를 챙긴 뒤 이날 삼성전에서도 세이브에 성공했다. 김진욱 감독의 신뢰도 여전하다. 김 감독은 “신경 쓰지 않는다. 자기 몫은 충분히 해내는 선수”라며 변함없는 믿음을 나타냈다. 프록터가 있는 한 뒷문 걱정 없는 두산이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