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과 수원 삼성의 FA컵 16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뒤엉켜 있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거친태클 오가며 페어플레이 실종
축구 최대 라이벌전 반칙으로 얼룩
수원, 서울에 2-0 FA컵 8강 ‘골인’
한국축구 최고 라이벌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맞붙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 위에 자비는 없었다. 두 팀 선수들은 차고 막고 밀고 넘어뜨렸다. 경기종료 직전 서울 김진규와 수원 오장은이 신경전을 펼치다가 양 팀 선수들이 한꺼번에 엉겨 붙는 일촉즉발의 사태가 벌어졌다. 혈투의 승자는 수원이었다. 수원은 ‘2012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서울을 2-0으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전반 40분 수원 오범석이 올린 크로스가 서울 김주영 발에 맞고 자책골이 됐다. 수원 스테보가 후반 8분 오른발 프리킥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서울 감독 부임 후 수원 원정에서 두 차례 모두 패했던 최용수 감독은 3번째 대결에서 설욕을 별렀으나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 페어플레이는 없었다
서울은 경기 전 수원을 향해 “페어플레이를 하자”고 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페어하지 못했다. 수원 라돈치치는 전반 4분 만에 서울 김진규의 발에 채여 그라운드를 떠났다. 오른 무릎 내측인대 손상. 수원 이용래는 공중볼을 다투다 머리에 부상을 입고 붕대를 감았다. 수원 보스나는 서슴없이 축구화 밑창이 훤히 보이는 태클을 감행했다. 스테보는 헤딩을 하는 고요한을 공중에서 가격했다. 이런 흐름은 수원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경기 전 최용수 감독은 “서울은 조직력과 점유율, 수원은 힘과 높이를 바탕으로 한 축구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볼만 잡으면 거친 태클과 압박이 들어오는 축구가 이어지며 서울 특유의 조직력이 힘을 잃었다. 서울은 0-2로 뒤진 후반 중반부터 전열을 재정비했지만 한 번 넘어간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스테보 날다
스테보가 악연의 팀 서울을 상대로 훨훨 날았다. 스테보는 4월28일 성남전에서 상대 에벨찡요의 발을 밟은 플레이가 비신사적 행위로 간주돼 2경기 출장정지의 사후 징계를 받았다. 사실 4월1일 서울과 경기에서 스테보가 고요한의 발을 밟은 장면이 에벨찡요 때와 너무 흡사해 상습범 낙인이 찍힌 게 반영된 징계였다. 서울은 경기 전 ‘반칙 말고 축구를 하자’는 동영상으로 스테보를 자극했다. 그러나 수원 관계자는 오히려 “스테보가 1골을 넣어줄 것이다”며 믿음을 보였다. 현실이 됐다. 스테보는 멋진 프리킥 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 고개 숙인 몰리나
서울도 기회는 있었다. 서울 몰리나가 전반 14분 페널티킥(PK) 키커로 나섰다. 몰리나의 왼발 PK를 정성룡이 몸을 날려 쳐냈다. 몰리나는 후반 16분 오른쪽 크로스를 받아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지만 이마저도 크로스바를 때렸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