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 스포츠동아DB
오승환은 1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스코어 3-1 2점차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 세이브 신기록(228개)를 수립했다.
지난 2005년 프로 무대에 데뷔 후 8년 만에 세운 대기록. 오승환의 기록을 축하하기라도 하듯 삼성은 이날 경기의 승리를 바탕으로 단독 선두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가 탄생한지 30년. ‘끝판 대장’ 오승환 이전에 9회를 든든하게 지켰던 마무리 투수에는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마무리 투수는 삼성의 권영호다. 프로 원년인 1982년 선발 투수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권영호는 이듬해와 1984년, 2년 연속으로 6승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로 인해 삼성은 권영호에게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긴다. 당시만 해도 마무리 투수란 이닝 소화 능력과 구위가 떨어지는 투수가 가는 자리였기에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권영호는 전문 마무리 투수로 보직 이동한 1985년 첫 해에 26세이브를 기록하며 삼성의 전-후반기 통합 우승에 한 몫을 하게 됐고 1989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기까지 통산 100세이브를 올리며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전문 마무리 투수’로 기억되고 있다.
권영호의 뒤를 잇는 마무리 투수는 오승환 이전에 최다 세이브 기록(227개)를 보유하고 있던 MBC 청룡과 LG 트윈스를 거친 김용수다.
김용수는 데뷔 이듬해인 1986년 26세이브와 1.6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권영호의 뒤르르 잇는 마무리 투수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용수는 팀의 사정상 마무리 투수와 선발 투수를 여러 차례 번갈아 맡았다. 그 예로 1990년 LG의 첫 우승 당시에는 선발 투수로 12승을 기록한 반면 1994년 두 번째 우승 때는 30세이브를 기록하며 뒷문을 철통같이 지켰다.
때문에 김용수는 지난 2000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기까지 126승 89패와 227세이브를 기록했다. 100승 200세이브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오직 김용수 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그 뒤를 잇는 선수는 삼성의 임창용과 한화 이글스의 구대성이다. 임창용은 1997년 14승 8패 26세이브를 기록했고, 구대성은 1996년 18승 3패 24세이브를 올렸다. 전문 마무리 투수가 아닌 이른바 중무리로 팀의 마운드를 홀로 책임지다 시피 했다.
이후 구대성이 주로 불펜 투수로만 활약한 반면 임창용은 선발 투수로 전향해 2001년부터 2004년 까지 3년 연속 10승 투수가 되기도 했다. 구대성은 통산 214세이브를 올렸고, 임창용은 지난 2007년까지 104승과 168세이브를 기록하고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비슷한 시기 두산 베어스의 진필중은 4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불리기도 했지만 선수 생활 말년이 좋지 못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