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거리와의 전쟁…체력의 한계에 선 롯데

입력 2012-07-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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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양승호 감독은 지난 주말 두산과의 잠실 원정 3연전 내내 비를 바랐다. 7연승으로 상승세였지만 선수들의 체력 열세가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우려대로 집중력이 떨어지자, 어이없는 실수 연발 끝에 3연패를 당했다. 3일 사직 SK전도 열렸다. 비가 롯데를 피해 다니고 있다.

힘들긴 매한가지겠지만 롯데가 더 체력에 민감한 이유는 이동거리 탓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개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두 배까지는 안 간다”고 밝혔지만 LG, 두산 등 수도권 팀들에 비해 이동거리가 대략 2배는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 힘겹다. 6월 말∼7월 초 롯데는 잠실∼사직∼잠실∼사직으로 이어지는 연전을 뛰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까지 다시 광주∼사직∼목동의 강행군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되는 비행기 이동을 싫어하는 선수들의 습성도 걸림돌이다. 심야버스로 이동하다보니 막상 원정지 호텔에 도착한 뒤 잠을 설친다.

양 감독은 “잠이 안와 술을 먹고 잘 때도 있다”고 밝혔다. 장마가 와도 문제다. 원정지 호텔에 갇혀 있으면 타격감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양 감독이 꺼내든 고육지책은 ‘틈만 나면 휴식’이다. “쉬는 것도 훈련의 일종”이라는 신조 하에 경기가 없는 날은 전체 휴식을 준다. 실제 2일 하루를 쉰 덕분인지 3일 SK전에선 타격이 확실히 나아졌다. 양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잔여경기 승률 5할만 해내면 무조건 4강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롯데의 싸움은 상대팀뿐 아니라 이동거리와의 전쟁, 체력전이기도 하다.

사직 |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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