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쉿! 나의 시대에 토달지 말라… 볼트 200m도 2연패

입력 2012-08-1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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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역사 새로 써… 상승세 블레이크, 벽 못넘고 2위에
“와∼.”

8만여 팬은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함성을 터뜨렸다. ‘번개’가 트랙을 돌며 세리머니를 펼치고 스탠드의 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마치는 30여 분간 함성과 갈채는 이어졌다. ‘전설’을 쓰겠다는 약속을 지킨 영웅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 32로 우승하며 새 역사를 썼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사상 처음 100m와 200m에서 대회 2연속 동시 석권을 이루며 명실상부하게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200m 2연패도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에서 200m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사상 처음이다. 200m에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에 이어 이번까지 메이저대회 4회 연속 우승이란 신기원을 이뤘다.

볼트가 ‘괴물’에서 ‘전설’이 되는 순간을 ‘런던’이 함께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했다. 오전부터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던 나흘 전 100m 결선 당일과는 정반대의 날씨였다. 현지 조간신문들은 ‘맑은 날씨가 볼트의 200m 세계신기록 작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내용을 대서특필하며 팬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7레인에서 출발한 볼트는 곡선주로에서 바깥쪽 8, 9레인 선수를 일찌감치 제칠 정도로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직선주로에서는 넓은 보폭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세우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자신이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작성한 세계기록(19초 19)을 깨는 데는 실패했지만 팬들은 아무도 쓰지 못한 전설을 쓴 그의 질주에 열광했다. 볼트는 양팔을 벌려 하늘을 찌르는 전매특허 번개 세리머니를 펼쳤고 사진 기자의 카메라를 빼앗아 기자들을 찍는 장난스러운 장면까지 연출하며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자메이카는 요한 블레이크(19초 44)와 워런 와이어(19초 84)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하며 남자 200m를 싹쓸이했다. 볼트는 12일 오전 5시(한국 시간) 400m계주에서 ‘2회 연속 3관왕’이란 신화 창조에 나선다.런던=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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