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장한 전남 영암 F1카트경주장에서 열린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카트 대회에서 선수들이 서킷을 역주하고 있다. 사진제공|지피코리아
F1 드라이버 유망주 육성 토대 마련
일반인 무한질주 속도감 체험도 가능
전남 영암 F1서킷 내에 국제규모의 카트(KART)전용경기장인 ‘F1 카트경주장’이 들어섰다.
F1조직위원회는 9일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한영수 한국자동차경주협회 부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F1카트경주장’ 개장식을 가졌다. 국제규모의 카트 경기장은 F1꿈나무들을 육성하고 국내 카트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다. 또 카트장 개장을 출발점으로 전남 영암의 F1서킷은 모터스포츠 경기 관람뿐 아니라 다양한 레포츠를 아우르는 종합레저단지로 발전해나갈 수 있게 됐다. 현재 조성 중인 오토캠핑장이 완공되고, 건설을 추진 중인 교통안전체험장과 오프로드경기장이 들어서면 F1서킷은 주말 레저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국제규모의 하이브리드 코스로 탄생
F1카트경주장은 16억원을 들여 5만1000m²(1만5000여평)의 면적에 1.2km에 달하는 국내 최장 길이의 코스로 이뤄졌다. 폭은 8∼12m 규모로 국제카트협회(CIK-FIA)가 요구하는 규격과 안전시설 조건을 충족했다. 또한 테크니컬코스, 스피드코스, 레저코스 등 총 5개의 코스로 이뤄져 국내 카트 대회는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카트 체험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하이브리드 코스로 설계됐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카트대회 개최가 가능한 카트경기장은 잠실카트체험장, 파주스피드파크, 경주카트밸리 등이 있었지만 국제규모와는 동떨어져 있던 것이 사실이다.
영암 F1카트경기장의 개장으로 이제 국내에서도 국제규모 대회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이는 F1 드라이버를 꿈꾸는 유망주들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울 토양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카트 레이서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날 카트장 개장을 기념해 열린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에 참가한 카트 드라이버들은 “코스 레이아웃이 뛰어나고, 제반 시설이 너무 잘 갖춰져 있어 만족스럽다”며 호평했다.
이날 개장식에서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F1경기장에 이어 카트경주장까지 개장하면서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은 명실상부 국내 모터스포츠 메카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곳에서 한국인 최초의 F1 드라이버가 탄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카트를 알아야 F1이 보인다
카트는 모든 모터스포츠의 출발점이다. 대부분의 F1 드라이버들도 주니어 시절 카트를 타며 운전의 기본을 익혔고, 전 세계 24명뿐인 F1 드라이버가 됐다.
F1은 단순히 TV로 지켜보기에는 다소 지루한 스포츠다. 화면을 통해서는 질주하는 F1 머신의 속도감을 느끼기 어렵고, 실제로 그 머신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저 운전을 할 뿐인데 저것이 어떻게 스포츠가 되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카트를 한 번 타보면 이 모든 의구심은 저절로 해소된다. 카트는 F1머신과 기본 구조가 같다. 파워핸들이 없고, 충격 완충 장치도 없다. 운전자는 서킷을 달리며 지면에서 올라오는 모든 충격을 몸으로 견뎌야 한다. 속도감은 일반 자동차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F1을 관람하기 전에 F1카트경기장에서 카트를 경험해보면 자연스럽게 F1 머신과 드라이버에 대한 이해가 생긴다. F1 관람이 훨씬 즐거워진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F1카트경주장 이용료(주말기준)는 수도권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레저카트가 10분에 1만2천원, 레이싱카트는 3만원으로 수도권 카트장에 비해 30%이상 저렴하다. 레이싱카트 소지자가 코스임대할 경우 오전과 오후 각각 2만5천원이면 즐길 수 있다.
영암|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