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태 감독(왼쪽)-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점잖은 나 좋아하지 않는 분들 많다”
이만수, 투수운용·세리머니 고수 뜻
“내일경기 때도 인사 할 생각은 없다”
김기태, 선배감독 중재노력도 불편
‘화해의 제스처’는 없었다.
24일 문학 LG-SK전에선 양 팀 사령탑의 경기 전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LG 김기태 감독이 12일 잠실 SK전 9회말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기용해 ‘고의패배’ 논란을 촉발시킨 뒤 양 팀의 첫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 감독은 SK 이만수 감독이 야구 에티켓을 어겼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와 KIA 선동열 감독, 넥센 김시진 전 감독의 화해중재 등으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앙금은 여전한 것처럼 보였다.
○이만수 “세리머니? 내 스타일 유지하되 좋은 방향으로 고쳐갈 것”
이만수 감독은 다소 느긋한 입장이었다. “최근 김기태 감독과 통화했다. 아무래도 후배 감독이 전화를 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 같아 먼저 걸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사건으로 투수 운용이 바뀔 리는 없다. 평소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김기태 감독은 이 감독의 ‘과도한 세리머니’를 항의의 이유로 암시한 적이 있다. 야구계에서도 시즌 초·중반 같은 비판이 있었다.
이 감독은 “주변의 조언을 들으며 조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건 때문은 아니다. 넥센, 한화, LG, KIA 등 하위팀을 상대로는 세리머니를 자제한다. 덕아웃 안은 우리 공간이니까 크게 상관이 없지만, 밖에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이 되면, 큰 경기니까 세리머니가 나올 것이다. 점잖은 내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많다. 내 스타일은 유지하되 좋은 방향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기태 “꼭 인사하러 가란 법 있나?”
이만수 감독은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뒤에도 좀처럼 덕아웃을 떠나지 않았다. 보통 시리즈 중의 한 경기에선 원정팀 감독이나 후배 감독이 먼저 찾아와 인사를 나눈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 감독은 “꼭 그렇게 하라는 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 사건 이전에도 가지 않았다. 오늘은 지인이 찾아와 얘기를 나눴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내일 경기 때도 인사를 나누지 않을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선배 감독의 중재 노력에 대해서도 “솔직히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당황했다”고 밝혔다. 한 야구관계자는 “감독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는데, 당장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감독은 “왜 사람이 극한생각을 하는지도 느껴본 적이 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전하기도 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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