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의 투수’ 선동열(현 KIA 감독)의 기록에 도전한다. KIA 서재응이 36연속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선 감독이 지닌 선발투수 최다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37이닝)에 2이닝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서재응, 36연속이닝 무실점 비결은?
128명 상대 공 434개…볼넷 고작 7개
속도보다 컨트롤…타자들 승부 서둘러
정작 본인은 “허리 아파서 공 살살 던져”
선동열 감독 기록 경신에 2.1이닝 남아
‘더 느리게, 그러나 더 정확하게!’
KIA 서재응(35)이 시즌 막판 놀라운 투구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대전 한화전부터 이어오고 있는 그의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이 어느덧 36이닝(선발 35이닝+구원 1이닝)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7이닝이 한계’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23일 목동 넥센전에선 프로 첫 완봉승까지 거뒀다.
서재응은 이 같은 무실점 호투의 비결에 대해 “허리가 아파 공을 살살 던져서”라며 웃었다. 농담이었지만 그 속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23일 넥센전에서 그는 5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5회까지 직구 최고 속도는 시속 138km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외야로 뻗어나간 타구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는 “최근 허리에 조금 통증이 있다. 솔직히 스피드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속도보다는 컨트롤에 더 집중하면서 공을 던지고 있는데, 오히려 안타 허용이 줄어들고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운도 따르고, 동료들의 수비도 큰 도움이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은 지난 36이닝을 돌아보면 놀라움, 그 자체다. 128명의 타자를 상대로 434개의 공을 던져 고작 15안타를 맞았다. 볼넷은 7개가 전부. 9이닝 기준으로 볼넷은 1.75개,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0.126이었다. 특히 투구수를 살펴보면 얼마나 경제적 피칭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타자당 평균 3.39개를 던졌다.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제구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볼넷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타자들이 승부를 서두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재응은 선동열 KIA 감독이 해태 시절인 1986∼1987년 세운 2가지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 2.1이닝 무실점을 더하면 선발등판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37이닝), 13.2이닝을 더하면 구원등판을 포함한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49.1이닝)을 돌파한다. “투수의 생명은 제구력과 자신감이다. 그리고 야수의 실책을 탓하지 않고 수비시간을 최대한 짧게 해 야수들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역대 최고 투수 선동열 감독의 철학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는 서재응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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