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돌이켜보면 이대형에게는 참으로 힘든 한 시즌이었다. 오프시즌 동안 어느 해보다 열심히 훈련했건만, 시즌 초반부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자책도 많이 했다. 여전히 그의 시즌 타율은 2할에도 훨씬 못 미친다. 그러나 9월 들어 전날까지 무려(?) 타율 0.207을 기록했고, 무엇보다 타구의 질이 좋아지며 뒤늦게 발동이 걸린 분위기다. 내년 시즌 그가 다시 팀의 1번타자를 맡아주길 기대하고 있는 김 감독에게 그나마 희망을 주고 있다.
훈련을 마친 이대형은 환한 미소와 함께 “살아났다. 내년에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한동안 의기소침하며 “언젠가 좋은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힘 없이 얘기하던 과거 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다. 그런 자신감 덕분이었을까. 이대형은 이날 넥센전 2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까지 훔치며 자신의 장기인 빠른 발의 위력도 과시했다. 개인통산 364도루(현역 1위·역대 5위)로 LG 구단 사상 최다 도루란 의미 있는 기록도 세우면서….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