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PS읽기] 좌타 동점포·우타 번트안타…좌우지간 박준서 만세!

입력 2012-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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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살아난 기쁨이 이런 것일까. 롯데 박준서(7번)가 두산과의 준PO 1차전 8회초 1사 1루서 극적인 대타 동점 2점홈런을 날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박준서에게 타석을 내줬던 손용석(16번)이 가장 기뻐하는 듯하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벼랑 끝에서 살아난 기쁨이 이런 것일까. 롯데 박준서(7번)가 두산과의 준PO 1차전 8회초 1사 1루서 극적인 대타 동점 2점홈런을 날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박준서에게 타석을 내줬던 손용석(16번)이 가장 기뻐하는 듯하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두산-롯데 준PO 1차전

투런 친 반대타석서 연장10회 환상번트
롯데 5회말 실책 3개로 중반 위기 자초
송승준, 1루 견제 송구 시늉만 해 보크

이런 큰 경기는 항상 처음이 어렵다. 모든 팀들이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에이스를 내는 이유다. 2012년 가을잔치의 문을 연 롯데와 두산 모두 총력전이었다. 1차전을 내준 팀은 다음 경기마저 힘들 것 같은 상황이지만, 두 팀 벤치는 오늘의 1승이 더욱 필요했던 것 같다. 야구팬들은 정말 흥미진진한 명승부를 봤다. 앞으로 경기가 더욱 기대된다.


- 4회까지 잘 이끌어오던 롯데가 5회말 위기를 자초했다.

“투아웃에서 위기를 끊을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놓친 탓이다. 첫 실점이 너무 허무했다. 2루수 조성환의 실책과 송승준의 보크 다음에 양의지의 안타로 너무 쉽게 점수를 줬다.”


- 5회말 무사 1루 양의지 타석에서 보크가 호투하던 송승준을 흔들었다.

“룰북 8.05(b)의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1루에 송구하는 시늉만 하고 실제로 송구하지 않았을 경우’와 (주)의 ‘투수가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을 때 주자가 있는 2루와 3루에는 그 베이스 쪽으로 똑바로 발을 내디디면 던지는 시늉만 해도 괜찮으나, 1루와 타자에게는 던지는 시늉에 그쳐서는 안 된다. 투수가 중심발을 투수판 뒤쪽으로 빼면 주자가 있는 어느 베이스에도 발을 내딛지 않고 던지는 시늉만 해도 괜찮으나 타자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를 적용했다. 심판이 제대로 봤다.”


- 송승준이 김현수에게 견제구를 던지다 빠지면서 결국 역전을 허용했는데.

“픽오프 플레이로 위기를 끊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1루주자가 주루플레이에 능숙하지 않을 때 주로 사용하는 시프트다. 롯데가 시즌 내내 사용해오던 것인지 아니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준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당시 김현수의 리드가 적었고, 시도하는 타이밍도 나빴다. 내야수들이 실책으로 흔들린 다음이라 그랬다. 이럴 때 픽오프 사인을 주는 키 플레이어가 팀마다 다르다. 롯데는 3루수인지 유격수인지 모르겠지만 그 타이밍이 빨랐다.”


- 롯데의 공격패턴이 페넌트레이스와는 달랐다.

“롯데가 두산 선발 니퍼트를 상대로 전력분석을 잘해온 것 같다. 3회까지 공을 계속 기다리며 투구수를 늘렸다. 3회 60개가 넘어가면서 롯데가 기회를 잡았다. 4회 문규현 손아섭 김주찬이 연속으로 초구를 공략하며 공격패턴이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 결국 큰 경기는 수비가 승패를 가른다.

“롯데로선 5회 실책으로 힘든 중반이 됐다. 김재호의 3루 땅볼 때 조성환이 1루에 악송구를 했다. 이때 백업에 들어간 포수 강민호가 조금만 침착했더라면 2루서 타자주자를 잡을 수 있었다. 여유 있게 던져도 되는 상황이었다. 마음이 급했다. 2개의 플레이가 결국 롯데를 힘들게 했다.”


- 두산도 초반 롯데 마운드를 공략 못했는데.

“김진욱 감독이 타순을 짤 때 1∼3번에서 점수가 나올 수 있도록 포인트를 준 것 같다. 4번 윤석민, 5번 오재일로선 중심타선의 파워가 떨어진다고 봤다. 결국 하위타선에서 테이블을 차리고 1∼3번에서 점수를 냈다. 송승준과 강민호의 초반 볼 배합은 좋았다.”


- 결국 롯데가 연장 10회초 승부를 결정지었는데.

“용덕한의 좌익선상 2루타가 나온 뒤 박준서가 8회 동점 홈런을 친 왼쪽 타석이 아니라 반대편 타석에서 번트를 제대로 됐다. 두산 투수 김승회가 다이빙으로 잡으려 했지만 코스가 좋았다. 결국 1·3루서 황재균의 결승타가 나왔지만, 수훈은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박준서가 성공시킨 번트다. 그래서 가을야구는 기본이 중요하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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