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양승호 감독은 “단기전에선 선수를 믿으면 안 되겠다”고 하면서도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조성환과 전준우가 잘 해 줘야 팀이 산다는 굳은 믿음을 내 보였다. 그만큼 조성환(왼쪽)과 전준우의 부활이 이번 시리즈를 좌우할 키로 판단한 것이다. 스포츠동아DB
‘선수를 믿으면 안되겠다’던 양 감독, 두남자를 다시 믿는 이유
준PO 전준우 2안타·조성환 실책 불구 언급
상위타선 전준우 공격력이 득점 물꼬 열쇠
조성환 상징적 존재…“둘 살아야 팀 승리”
13년 만에 가을잔치 1차 관문을 통과해 1년 만에 플레이오프(PO)에서 SK와 ‘리벤지 매치’를 벌이게 된 롯데. 20년만의 우승이란 간절한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해선 이 두 번째 관문도 넘어서야 한다. 그렇다면 분발이 필요한 선수는 누구일까. 롯데 양승호 감독은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PO 미디어데이에서 “준PO는 깜짝 스타가 해줬지만, PO는 기존 선수가 잘 해줬으면 좋겠다”며 베테랑 내야수 조성환과 중견수 전준우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준PO에서 확인된 ‘양승호 스타일’의 변화
올해 지휘봉을 잡은 지 2년째인 양승호 감독은 평소 페넌트레이스 때 다른 감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수들을 믿고 각자 개인의 능력이 발휘되도록 ‘뒷받침’해주는 역할에 좀더 치중했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는 신념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두산과의 준PO가 끝난 뒤 양 감독은 “단기전에선 선수들을 믿으면 안 되겠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좋은 공부가 됐다”고 밝혔다. 투수 교체 시 선수 본인이나 담당 코치의 의견보다는 자신의 판단에 따르는 경우가 많았고, 타석에 선 타자의 볼카운트에 따라 웨이팅 사인을 자주 내는 등 실제로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준우-조성환을 언급한 이유는?
선수들을 ‘믿으면 안 되겠다’고 했던 양승호 감독은 그러나 PO에서도 ‘기존 선수가 잘해 줬으면 좋겠다’며 준PO에서 부진했던 조성환과 전준우의 이름을 불렀다. 전준우는 준PO 시작에 앞서 양 감독이 지목한 키맨이었다. 상위타선에서 전준우가 상대 투수를 흔들고 활발한 주루 움직임을 보여야 득점의 활로를 뚫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전준우는 준PO에서 12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9타수 2안타를 친 조성환은 1차전에서 결정적 수비 실책 2개를 잇달아 범하고, 공격에서도 흐름을 끊는 병살타를 때리는 등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을 믿지 않겠다’고 한 양 감독이 그래도 두 선수를 지목한 이유는 백업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롯데 야수진의 특성상 ‘해줘야 하는 선수는 기존 주전들’이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기본적으로 1번 또는 6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준우의 공격력이 살아야 SK 마운드를 공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조성환은 그 존재 하나만으로도 선수단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양 감독이 전준우와 조성환을 다시 한번 믿어야 할 선수로 꼽은 밑바탕에는 ‘이 둘이 해줘야 팀이 살아난다’는 냉정한 현실인식이 깔려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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