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탄생] 박경완, 투수리드도 한방도 아닌 ‘발’로 만든 전설의 날

입력 2012-10-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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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투수리드와 한방까지 갖춘 박경완은 현대 시절이던 1998년 10월 27일 LG와의 KS 4차전에서 4회 딜레이드 더블스틸을 시도하며 상대실책을 유도해 ‘발’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사진은 2003년 SK 시절의 모습. 스포츠동아DB

10월 27일…프로야구 역사속 오늘

98년 4차전 더블스틸 작전으로 승부 쐐기
2008년 김재현, 사상 첫 KS 3연속G 홈런


박경완. 올해 포스트시즌에는 초대받지 못했지만 가을의 전설에 자주 등장하는 스타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전주고 동기 김원형에 얹혀 쌍방울에 입단한 뒤 부단한 노력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포수가 됐다. 빼어난 투수리드와 때때로 터트리는 홈런은 포스트시즌에서 박경완을 더욱 무서운 존재로 만들었다.

2003년 현대-SK의 한국시리즈(KS) 때 현대 김재박 감독은 SK 박경완을 가장 두려운 변수로 꼽았다. 현대는 천신만고 끝에 7차전에 가서야 우승을 확정했다. 2010년 SK가 삼성을 4승무패로 꺾고 3번째 KS 우승을 차지하던 순간, 마운드의 김광현은 박경완에게 90도로 인사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그런 박경완이 투수리드도, 홈런도 아닌 발로 전설을 만들었다. 1998년 10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현대-LG의 KS 4차전에서다. 현대의 KS용 작전이 먹힌 것이다. 현대 정민태와 LG 김용수가 선발 대결을 펼쳤다. 현대는 3-0으로 앞선 4회초 2사 1·3루서 더블스틸로 4-0을 만들었다. 딜레이드 더블스틸이었다. 1루주자가 먼저 뛰고, 공이 2루로 가는 사이 3루주자가 홈을 파는 작전이었다. LG 포수 김동수의 2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3루주자 박경완은 홈을 밟았다. KS 첫 홈스틸이 될 뻔했으나 김동수의 송구가 빠져 실책에 의한 득점으로 기록됐다. 역대 KS에서 홈스틸은 꼭 한번 나왔다. 현대 전준호가 2004년 10월 29일 삼성과의 7차전에서 성공시켰다. SK 김민재가 2003년 10월 9일 KIA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한 것까지 포함하면 포스트시즌 통산 2개다.


○홈팀 패배에 흥분하던 관중 잠재운 이만수의 홈런

1990년 10월 27일 LG-삼성의 KS 3차전. 선발투수는 LG 김기범과 삼성 성준. 김기범은 3-0으로 앞선 7회 2사 만루서 정삼흠으로 교체되기까지 2안타 7탈삼진으로 호투했다. LG가 결국 3-2로 승리해 3연승을 거뒀다. 연패에 흥분하던 대구 관중은 9회말 2사 1루서 이만수가 2점홈런을 치자 잠잠해졌다.


○삼성, 잠실구장 연패 끊다!

2001년 10월 27일 두산-삼성의 KS 5차전. 14-4 대승으로 2승3패를 기록한 삼성은 1884년 롯데와의 KS 6차전부터 이어진 KS 잠실구장 10연패의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실로 17년 만에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S에서 승리한 삼성이다.


○KS 도중 외국인선수 퇴출시킨 김응룡 감독

2004년 10월 2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현대-삼성의 KS 5차전. 삼성 선발 호지스는 현대 루키 오재영과의 선발 대결에서 5.2이닝을 버텼으나 심정수를 막지 못해 초반에 실점했다. 화가 난 삼성 김응룡 감독 “앞으로 호지스를 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퇴출 명령을 받은 호지스는 이후 시리즈가 9차전까지 이어졌지만 등판하지 못했다.


○사상 첫 KS 3연속경기홈런 친 김재현

2008년 10월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두산의 KS 2차전. SK 김재현은 3-2로 앞선 7회말 바뀐 투수 임태훈을 상대로 우중월2점홈런을 날렸다. 2007년 두산과의 KS 6차전 이후 KS 최초의 3연속경기홈런이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bga.com 트위터 @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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