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핫이슈] 가을비 우산속에 갇힌 삼성…이번엔 ‘비 징크스’ 깰까?

입력 2012-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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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그러나 삼성은 비로 하루 밀린 3차전에서 패하며 한국시리즈 우천 연기의 악몽을 되풀이했다. 3차전에 앞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는 삼성 류중일 감독. 문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삼성과 비의 악연

SK 안방휴식 체력회복…분위기도 쇄신
삼성은 호텔서 TV 게임 등 무료함 달래

KS 우천순연 7경기 중 삼성 4차례 경험
1984년·2001년 등 비온 뒤 우승 좌절


“정규시즌 때도 우천 취소된 다음에 게임 많이 해봤잖아.”

28일 문학구장에 나온 삼성 류중일 감독은 애써 태연한 표정이었다. 당초 한국시리즈(KS) 3차전이 열릴 예정이던 27일 문학구장에 많은 비가 내려 연기됐다. 호사가들은 이 우천순연을 두고 ‘누구에게 유리한가?’라며 득실을 따졌다. 아무래도 SK에 유리한 비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삼성은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일찌감치 선착해 체력적으로 충만한 데다, 2연승의 분위기와 흐름이 차단되면 유리할 게 없다는 얘기였다. 류 감독은 이에 대해 “결과가 말해주겠지”라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SK에 분위기 내준 우천순연?

SK 이만수 감독과 선수들은 3차전 우천순연을 반겼다. 체력회복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보다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하루 더 쉬게 돼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특히 이 감독은 “집에서 밥을 먹고 가족과 함께 쉬는 것과 호텔에서 쉬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삼성 선수들은 대부분 류중일 감독처럼 “큰 영향 없다. 우리도 하루 더 쉬었으니 똑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선수는 “아무래도 우리한테 이득이 되는 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삼성 선수들은 27일 호텔에서 쉬면서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무료함을 달래야 했다. 일부 선수는 “영화 3편을 봤다”고도 했다. 집에서의 휴식과 호텔에서의 휴식의 차이점이 28일 3차전의 경기력을 전적으로 지배한 요소는 아니더라도 영향이 있음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결과가 말해주겠지”라던 류 감독의 말을 빌리면 결국 가을비는 삼성 편은 아니었다.


○또 가을비 악몽 되풀이한 삼성

삼성은 KS서 유난히 비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1984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롯데와 3승3패로 맞선 뒤 10월 8일 열릴 예정이던 7차전이 하루 순연된 뒤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롯데 에이스 최동원은 1·3차전 9이닝 완투승, 5차전 완투패(8이닝)를 기록했다. 6차전도 5회부터 선발투수 임호균을 구원 등판해 5이닝을 던지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미 4경기에서 31이닝을 던진 최동원은 10월 9일 잠실 최종 7차전에 선발 등판해 완투승을 거두며 KS 4승으로 롯데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천순연이 없었다면 천하의 최동원도 7차전 완투는 어려웠고, 역사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삼성은 2001년에도 비에 눈물을 삼켰다. 1차전에서 7-4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올렸지만, 10월 21일 예정됐던 2차전이 우천 순연됐다. 준PO와 PO를 거쳐 심신이 지쳤던 두산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 삼성은 5-9로 패한 뒤 결국 2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2006년 한화와의 KS서도 삼성은 1차전 승리 후 2차전이 비로 연기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2차전에서 패했다. 그러나 그해 삼성은 4승1무1패로 정상에 올라 우천취소 후 준우승이라는 징크스는 털어냈다.

올해까지 KS 우천순연은 총 7경기. 그 중 삼성은 4차례 우천순연 경기를 경험했는데, 모두 패했다. 우승의 향방은 어떨까. 1984년과 2001년일까, 아니면 2006년일까.

문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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