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뛰고 싶어도 말 아끼는 까닭

차우찬. 스포츠동아DB

“제 말은 그 뜻이 아니었어요.”

28일 한국시리즈(KS) 3차전 직전, 삼성 차우찬(25·사진)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유인즉, “내가 경기에 안 나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발언 때문이었다. KS서 그의 보직은 2번째 투수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선발이 조기에 무너졌을 때 긴 이닝을 소화해줄 ‘+1’ 투수로 차우찬과 고든을 지명했다. 차우찬은 정규시즌에는 부진했지만 지난해 KS서 역투를 펼치며 우승에 발판을 놓은 덕분에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내가 경기에 안 나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경기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뜻이 아니었다. 선발이 긴 이닝을 소화하고 필승조가 뒤를 막는 삼성다운 야구로 우승하길 바란다는 의미. 차우찬은 “나도 선발을 해봤는데, 두 번째 투수가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하면 그날 선발은 기분이 나쁘지 않겠느냐”며 “크게 보고 한 말인데 주위 반응이 달랐다. 코치님께도 ‘경기에 나가기 싫으냐’고 하셔서 놀랐다. 그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차우찬은 KS를 앞두고 부단히 노력했다. 경기에 나가서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은 당연지사지만, 그보다 팀 우승이 먼저였던 것이다. 그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말했지만, 이날 선발 배영수는 3이닝 만에 강판됐고 4회 등판한 차우찬은 솔로홈런을 포함해 2실점(1자책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문학｜홍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