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영 “킬힐 신상 털기춤 다 벗어 던지고 음악으로 승부”

입력 2012-10-3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서인영은 최근 1인 기획사 서인영 컴퍼니를 설립하고 ‘가수 서인영’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진제공|서인영 컴퍼니

■ ‘1인 기획사’ 가시밭길 걷는 서인영의 속 이야기

‘우결’ 캐릭터가 본 모습은 아니야
1인 기획사 서인영 컴퍼니로 새 도전



많이 힘들 땐 미친짓이라고 후회도
갈수록 호감도 쑥쑥…뿌듯해요
신곡 ‘렛츠 댄스’도 운동화 신고 펄펄
이젠 음악으로 승부, 껍데기 날렸죠!


구두, 신상(신상품), 킬힐, 털기춤, 성깔, 도도함, 명품, 클럽….

‘서인영’이란 이름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단어들이다. 남자친구를 만나면 ‘구두 사달라’ 졸라대고, 끊임없이 투정부리며 자기밖에 모르는 여자. 명품으로 치장하고 밤늦도록 클럽에서 노는 여자. 서인영에겐 이런 이미지가 씌어 있다.

이는 2008년 스타들의 가상 결혼생활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우결)에서 비롯됐다. 가상의 남편인 가수 크라운제이에게 큰소리로 성질을 부리고, 자기중심적인 행동과 끊임없이 신상품 구두를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우결’은 서인영을 ‘쥬얼리 멤버’란 존재에서 지금의 인기스타로 만들어 준 계기가 됐지만, 선입견의 부작용도 따랐다.

“프로그램에 충실히 하려고 좀 과하게 행동했는데, 대중의 머릿속엔 그 캐릭터가 강렬했고, 사람들은 나를 ‘우결의 서인영’으로만 보더라. 나도 언제부터인가 콘셉트로 어필하는 사람이 됐다.”



서인영이 연예계 데뷔부터 11년간 줄곧 소속됐던 소속사를 떠나 최근 1인 기획사 서인영 컴퍼니를 설립한 것은 ‘가수 서인영’의 이미지를 바로 세우고, 자신만의 새로운 ‘서인영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콘셉트 중심의 음악을 했다. 데뷔 10주년을 보내면서 지금이 음악적으로나 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음악, 내 스타일을 하고 싶었다.”

1인 기획사는 1인이 전권을 가진 만큼 책임도 막중해진다. 회사 운영이나 회계 등에 서툴다 보니 스트레스도 컸다.

“이렇게까지 힘들어 본 적이 없었다. 너무 벅차 이게 과연 잘하는 일인가, 미친 짓 아닌가 생각 들 때도 많았고, 전 소속사 대표에게 ‘힘들다’고 자주 하소연도 한다.”

하지만 해내기 어려운 일은 큰 성취감과 보람도 가져다준다. “제작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는 서인영은 “실패해도 내 탓이고, 잘 돼도 분명 배우는 게 있을 것이라 믿는다. 시행착오는 두렵지 않다. 내가 선택한 운명이다. 매사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면 후회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인영은 서인영컴퍼니의 출발이 좋다며 이미 조금씩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예전엔 서인영에 대한 대중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렸지만 이제는 대중 호감도가 높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낸다.

최근 발표한 신곡 ‘렛츠 댄스’는 8월 발표한 ‘애니모어’ 이후 두 번째 나온 서인영 컴퍼니의 작품. 1980년대 초 디스코 음악의 원형을 현재의 트렌드를 입혀 재구성한 댄스곡이다. ‘가수 서인영’의 상징과도 같았던 킬힐과 미래지향적 의상을 벗고 편안한 운동화와 평상복 차림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서인영이 평소 입고 다니는 것들이다.

“서인영 하면, 무대장치나 의상 콘셉트에서 뭔가 강한 걸 기대한다. 이제 나는 음악으로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서인영은 이슈나 콘셉트로 어필하는 가수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과 나의 노래로 말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서인영은 내년 초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정규 앨범을 내고 다양한 음악 세계를 보여줄 생각이다.

“이제 조금 나를 둘러싸고 있던 껍질을 벗은 느낌이다. 편안한 이 느낌이 참 좋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