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서 싸운다? 잠실과 싸운다!

입력 2012-1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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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땅·블랙홀 조명 등 악조건 변수

한국시리즈(KS)는 5차전 이후 잠실에서 열린다. 31일 5차전을 앞두고 SK 이만수 감독은 “잠실은 내야 흙이 딱딱해 불규칙 바운드가 많이 나온다”며 새 변수에 대해 얘기했다. 서울시는 2011년 포스트시즌(PS) 기간 중 잠실구장의 그라운드 흙을 교체했다. 이전 흙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잠실에서 경기를 치른 내야수들은 수비에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SK 유격수 박진만은 5차전에 앞서 “원래도 그라운드가 딱딱했는데, 한동안 이곳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아서인지 더 단단해졌다. 바운드가 잔잔하게 오지 않고 크게 튀어서, 수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SK 2루수 정근우 역시 “스파이크에 그라운드 흙이 파이기라도 하면, 불규칙 바운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중 계속 흙을 다져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야뿐만이 아니다. 잠실은 사직과 함께 외야 뜬공이 조명 속으로 자주 들어가는 구장으로 꼽힌다. 박재상, 조동화, 임훈 등 SK 외야수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 현상은 좌·우익수 방면의 아주 높지도, 낮지도 않은 타구에서 나온다. 블랙홀이 나타나는 지점은 우익수 정 위치에서 약간 오른쪽, 그리고 약간 앞쪽이다. 좌측 블랙홀은 우측 블랙홀의 대칭방향에 있다. 임훈은 “그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외야가 가장 넓은 잠실에선 중견수 수비 역시 까다롭다. SK 김강민은 “다른 구장에선 중간 위치에 서서 앞뒤 타구를 모두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잠실에선 상황에 따라 앞으로 나올지, 뒤로 물러설지를 미리 결정해야 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라이트를 센터 방향으로 돌려서 눈도 부시다”고 밝혔다.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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