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투구 읽기] SK 윤희상 ‘마의 1회’…이번엔 홈런 아닌 폭투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 대 SK와이번스 경기에 선발 등판한 SK 윤희상이 6회말 1사 1루 삼성 박석민의 타격 때 배트가 돌아가지 않았다고 판정되자 아쉬운 듯 웃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결정구 커브 제구 안돼…7이닝 2실점
1차전 완투패 이어 또 호투 불구 패전

윤성환, 완벽 볼 배합…4이닝 삼자범퇴
안지만-오승환 필승조 1점차 승부 지켜

1점차 승부가 진짜 힘겨루기다. 삼성이 이겼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3차례나 있었지만 모두 극복했다. 안지만은 7회 무사 1·2루를 막았고, 오승환은 9회 무사 3루서 실점하지 않았다. 선발 윤성환은 1차전에 이어 또 한번 승리투수가 됐다. SK 윤희상은 1차전처럼 잘 던지고도 또 한번 패전의 멍에를 썼다.


○윤성환 2승, 6이닝 무4사구 1실점!

윤성환이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6이닝 동안 단 1개의 4사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2·3회와 5·6회, 4이닝은 삼자범퇴로 막았다. 4회 연속 3안타를 맞고 1실점한 뒤 무사 1·2루의 큰 위기를 맞았지만 놀랄 만큼 침착했다.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의 조합이 좋았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70%나 됐다. 1차전 이상으로 부담이 큰 5차전에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안지만, 2번 실패는 없다!

2-1로 앞선 6회 무사 1·2루서 안지만이 투입됐다. 첫 타자는 3차전서 3점홈런을 맞았던 김강민. 승부구는 포크볼이었다. 볼카운트 1B-2S서 136km의 포크볼로 삼진을 잡았다. 다음타자 박진만은 3B-2S서 슬라이더로 삼진. 이어 나온 대타 이재원은 유격수 땅볼로 막았다. 1.2이닝 3탈삼진 무실점. 3차전의 실패를 완벽하게 만회했다.


○오승환, 역시 명불허전!

9회 무사 3루. 선두타자 최정에게 3루타를 맞았다. 1점차 리드였기에 오승환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역시 오승환이었다. 이호준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김강민과 박진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동점만 되더라도 분위기는 SK로 넘어갈 상황. 한국시리즈 SK전에서만 통산 5세이브, 방어율 제로행진을 이어갔다.


○윤희상, SK 최고 이닝이터!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1회 2사 1·3서 폭투로 선취점을 준 게 아쉬웠다. 결정구로 선택한 커브가 컨트롤되지 않았다. 3회에는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해 2번째 실점을 했다. 그러나 윤희상은 SK 최고의 선발투수다. 1차전에서 8이닝을 던지며 완투패했고, 5차전에선 7이닝을 던졌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그처럼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없다. 직구와 명품 체인지업, 흔들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이 돋보인다. 한국시리즈 2패. 그에게는 다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