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현의 가을 다이어리] 입대 앞둔 정인욱 “우상들과 못뛰지만 2년뒤엔 꼭…”

입력 2012-1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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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욱. 스포츠동아DB

신기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TV 중계로 봤던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 이승엽 선배님이 제 눈앞에 계셨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선배님이 저희 학교(경운중)로 놀러 오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완전 멋있다’고 생각했던 선배님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함께 뛰게 될 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진갑용 선배님과의 인연도 중학교(3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역시 저희 학교로 놀러 오셨던 선배님이 “주장이 누구냐?”고 물으셨고, 당시 주장이던 저와 캐치볼을 하셨습니다. 그랬던 선배님과 이제는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아쉬웠습니다. 올 시즌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제 공을 던지지 못했습니다. 1군보다 2군에 머물러야 했고, 어릴 때부터 동경했던 우상들과 함께 야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KS 엔트리에 들길 간절히 바랐지만,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이 공으로는 힘들다는 것을….

저 인정이 빠른 편입니다. 뭔가 보여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욕심을 부리면 안 됩니다. 제가 군 입대(상무)를 결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록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멀리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어차피 4승을 해야 우승하는 거잖아요. 몇 승이 중요하지, 몇 패는 의미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팀 투수들이 워낙 좋아서 걱정 안 합니다. 아! (차)우찬이 형만 잘 해주면 우리 팀이 우승할 거라 믿습니다.

저도 군대에서 2년간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2년 후에는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성장하겠습니다. 2년 플랜을 살짝 공개하면, (윤)석민(KIA)이 형처럼 140km대 고속 슬라이더를 연마하는 겁니다. 물론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많이, 그리고 오래 던지는 게 투수로서 제 유일한 목표니까요. 삼성 정인욱으로 건강하게 돌아와 ‘기대주’ 꼬리표를 떼는 날, 다시 최고의 선배님들과 KS 무대를 밟을 행복한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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