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호타준족’ 김주찬, 선동열야구의 열쇠

입력 2012-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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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대박을 터트리며 호랑이 군단의 일원이 된 김주찬은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자랑한다. 이용규를 보유한 KIA는 김주찬의 영입으로 강력한 테이블세터진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사진은 교묘한 홈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김주찬(왼쪽). 스포츠동아DB

1. 지키는야구, 선취점·톱타자 중요
2. 7년연속 30도루↑·3할타율 가능
3. CKL포 부상…선수육성→FA 유턴
4. 내년 이용규 FA·시너지 효과 염두


2012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최고의 카드로 꼽혔던 김주찬(31)이 KIA와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26억, 연봉 5억, 옵션 4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KIA는 현대·KIA 자동차그룹이라는 굴지의 글로벌 모기업이 있어 자금력 싸움에서 삼성, LG에 뒤지지 않는 부잣집이지만 그동안 FA시장에서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NC의 1군 진입, 한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도전으로 최고조로 가열된 이번 FA 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투자로 김주찬을 잡았다. KIA는 왜 심정수(2004시즌 후 삼성과 4년 최대 60억원 계약)에 이은 FA사상 두 번째 대형 계약으로 김주찬을 영입했을까.


○2년을 공들인 발 빠른 외야수 영입

KIA는 2011시즌이 끝나고 LG에서 FA가 됐던 이택근에게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사령탑에 오른 선동열 감독은 삼성 시절부터 FA영입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선 감독이 삼성에서 2005∼2006년 연속 우승했지만 심정수 박진만 등 FA 영입의 힘이 컸다는 평가절하, 그리고 질투의 시선이 쏟아졌다. 이후 선 감독은 육성에 주력했고 KIA에 부임한 2012시즌을 포함해 감독 5년 동안 FA영입 없이 팀을 운영했다. 2005년 우승 직후에는 “FA영입 없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KIA에서는 삼성 때만큼 여유가 없었다.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의 부상으로 공격력이 약화돼 결국 4강에 실패하자 선 감독은 “지금까지 오랜 시간 FA에 대해서 말 안했는데 이제 잡아야 할 것 같다. 잡아야지”라는 발언을 했다. 지난해 감독의 장기적인 시각을 존중했던 구단은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주찬은 ‘선동열 야구’ 맞춤형 FA

최고의 투수였던 선 감독은 그동안 마운드 중심의 ‘지키는 야구’를 해왔다. 그래서 선취점에 대한 중요도를 매우 크게 생각한다. 올 시즌 내내 경기 초반 희생번트 사인을 자주 낸 이유다. 그래서 1번 이용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김주찬은 2009년 최다 51도루를 기록하는 등 최근 7년 연속 30도루를 넘겼다. 그리고 3할을 칠 수 있는 공격적인 타자다. 특히 우타자인 그는 좌타자 이용규와 테이블 세터를 구성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다. 선 감독에게 가장 필요한 전력 보강인 셈이다.




○2013시즌 후 FA 이용규, 그리고 내부 경쟁 극대화

선 감독은 “‘내 자리는 항상 있다’라는 자만이 가장 나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신인 선수들을 키워내 끝없이 베테랑들과 경쟁시켰다. 그러나 KIA는 삼성에 비해 유망주 풀이 작다. 김주찬이 영입되면서 당장 김상현 나지완 김원섭이 외야에서, 그리고 1루와 지명타자까지 확대하면 최희섭 이범호까지 포지션 경쟁을 해야 한다. 또한 KIA는 외야수 중 이용규와 김상현이 2013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해외진출을 포함해 전력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대비해야한다. 김주찬과 계약을 통해 장기적인 전력 구상도 가능해졌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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