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연장이냐, 은퇴냐 갈팡질팡 박찬호…왜?

입력 2012-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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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찬호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5회 박찬호장학회 꿈나무 야구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을 마친 뒤 거취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찬호 “하루에도 열두번씩 마음 바뀐다”

체력 괜찮고 팬들 성원 많고…“한번 더 뛰자”
내년 마흔, 잘할 수 있을까…“여기서 그만!”


“아직 50대50이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마음이 바뀐다.”

박찬호(39·한화)가 현역 연장과 은퇴의 기로에서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다. 박찬호는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5회 박찬호 장학회 꿈나무 야구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에서 “(은퇴 여부는) 반반이다. 미국에서도 하루는 (현역 연장에 대한) 의욕이 생겼다가 또 하루는 ‘여기까지인가’ 싶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뀐다”고 심경을 밝혔다.

박찬호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다. 올 시즌 선수로서 가치를 충분히 증명했지만, 내년 마흔한 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가 발목을 잡는다. 현역생활을 연장하든, 은퇴하든 발생할 손익이 분명하기 때문에 선수 본인이 어느 쪽에 비중을 두느냐가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찬호도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30년간 한 번도 놓지 않았던 야구공을 쉽사리 내려놓지 못했다. 그는 “미국에서 그동안 선수생활을 돌이켜보고, 멘토를 만나 은퇴 후 할 공부나 경험하고 싶은 것 등 세워뒀던 계획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며 은퇴를 시사하다가도 “날씨가 좋아서 훈련을 많이 했다”는 말로 현역 연장의 의지도 드러냈다.

박찬호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건장한 체력 때문이다. 그는 “몇 년간 그렇게 못 뛰었는데, 이번에 다저스 시절 했던 것과 똑같은 속도와 강도로 러닝훈련을 했는데 뛰어지더라”며 “몸이 가벼워지거나 체력이 좋아진 것도 아닌데 ‘내년 잘 하려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을 더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사인과 사진촬영을 요청하는 팬들의 모습, 후배들의 간절한 문자에 마음이 자꾸 흔들리고 있다. 물론 차일피일 미루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박찬호는 “내가 잘 할지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고, 선수들도 만나고 감독님도 뵙고 구단과도 상의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어떤 게 나를 위하는 일인지 깊이 생각하겠다. 심경 정리가 끝나면 곧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도 서두르지 않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화 구단 관계자는 “주중에 만날 날짜를 잡겠다”고 했지만, 박찬호의 잔류를 바라는 만큼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줄 계획이다. 그렇다고 방관은 아니다. 이날 마감된 보류선수 명단에 이름을 넣은 데 이어 박찬호 장학금을 받은 야구꿈나무 17명에게 줄 한화 유니폼(등번호 61·박찬호)을 제공하는 열의를 보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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