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략 실패…내년 재정비 촉각
MBC가 부흥을 꿈꾸며 36년 만에 ‘뉴스데스크’를 오후 8시로 옮기며 변화를 꾀했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시청률 1등은 멀어졌고 여타의 프로그램을 폐지시켜 시청자의 믿음까지 잃는 사단을 초래했다.
MBC는 11월5일 ‘뉴스데스크’의 시간을 이동하면서 앞뒤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했다. 특히 밤 9시대에 승부수를 던진 MBC는 뉴스와 함께 드라마 시청률 상승의 연쇄 효과를 노렸다. 일일시트콤을 기본으로 다큐멘터리, 예능 및 교양 프로그램 등을 요일별로 편성해 동시간대 차별화를 꾀했다.
하지만 전략은 한 달 만에 실패로 돌아갔다. 시청률 저조로 일일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를 월화시트콤으로 변경하더니 끝내 폐지키로 했다. 또 금요일 ‘최강연승 퀴즈쇼Q’는 12월까지 방송하고 없애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고, ‘MBC 스페셜’, ‘불만제로 업’도 시간대를 옮길 예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뉴스 편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예능 ‘공감토크쇼 놀러와’도 피해를 면치 못했다. 8년여 동안 방송하며 MBC 간판예능프로그램으로 한몫 거들었지만 침체를 이유로 단칼에 잘라냈다. 이 모든 과정에서 MBC는 제작진, 출연진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을 샀다. 시청자는 MBC의 편성 전략의 총체적 실패에 대해 연일 쓴소리를 내고 있다. ‘엄마가 뭐길래’ 폐지를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 등은 그 단적인 예이다.
이에 대해 MBC 측은 “내년부터 프로그램을 재정비, 3월부터 밤 9시대에 일일 사극 ‘허준’을 방송한다”면서 “모든 준비는 끝났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MBC 내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