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로농구(NBA)에서 경기 도중 심판이 선수의 슛을 블록하려 드는 이색 장면이 연출됐다.
13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에어 캐나다 센터에서 열린 브루클린 네츠와 토론토 랩터스의 경기.
브루클린이 81-68로 앞서던 4쿼터. 상대 선수로부터 파울을 당한 크리스 험프리스(브루클린)가 자유투 라인에 섰다. 이때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험프리스가 주심으로부터 ‘자유투를 던져도 좋다’라는 콜이 미처 나오기도 전에 슛을 시도한 것.
원칙적으로 파울이나 터치 아웃 등 농구 경기의 흐름이 끊어졌다가 다시 시작할 때는 반드시 주심의 콜이 있어야한다. 하지만 통상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이나 자유투 등의 상황에서 선수들은 주심의 콜과 거의 동시에, 혹은 주심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플레이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경기의 심판은 이를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심판은 그대로 험프리스에게 전력질주로 달려들어 슛을 블록할 태세로 뛰어올랐다. 당황한 험프리스는 슛을 쏘려던 것을 중지했고, 심판은 험프리스에게 다가가 공을 빼앗은 뒤 주의를 주고 다시 자유투를 쏘게 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험프리스의 얼굴과 웃겨 죽겠다는 듯한 벤치의 동료들 표정이 대비된다. 한편으로는 키가 206cm인 험프리스의 머리 위로 작은 몸을 솟구쳐오른 심판의 점프력도 눈에 띈다. 험프리스는 이날 심판의 블록 시도에도 불구하고 자유투 10개 중 9개를 성공시키며 18분 동안 11득점을 올리는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누리꾼들은 ‘험프리스 나오는 시트콤 같다’, ‘심판 어지간히 화났던 듯’, ‘간만에 배아프게 웃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경기는 조 존슨(23득점)이 이름값을 한 브루클린이 94-88로 토론토를 꺾었다. 토론토는 신예 에드 데이비스(24득점 12리바운드)가 분투했지만, 올시즌 4승 19패째를 기록하며 30개 팀 중 29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하위는 3승 16패의 워싱턴 위저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