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상 “어머니, 이제 일 그만하셨으면…”

입력 2012-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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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받게 된 SK 윤희상. 억대 연봉 진입과 함께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스포츠동아DB

■ 첫 억대 연봉 진입한 ‘효자’ 윤희상


호텔 영양사 일에 힘들어하시는 어머니 걱정
SK와 1억3000만원 사인…189% 인상률 기록

윤희상(27·SK)은 1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SK 야구꿈나무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한 뒤, 인천에 위치한 구단사무실로 향했다. “지금까지는 문학구장에서 연봉 계약을 했는데, 사무실에 가는 것은 처음이에요.”

그간에는 사실 협상이랄 것도 없었다. 보여준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연봉은 최저(2400만원) 수준이었다. 지난시즌 직후에야 비로소 연봉이 25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올랐다. “주변에 억대 연봉 받는 동료들을 보면서, ‘나는 언제 최저연봉 벗어나보나.’ ‘나는 언제 연봉인상 한번 해보나’ 싶었어요.”

하지만 올 시즌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선발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으며, 10승(9패)을 수확했다. 실질적인 에이스였다. 드디어 ‘협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상황. 구단과 첫 만남을 앞둔 윤희상은 내심 1억2000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협상테이블에서 마주한 SK 진상봉 운영팀장은 1억3000만원(인상률189%)을 제시했다. SK는 윤희상이 선발로테이션에서 빠진 적이 없었던 점을 높게 평가했다.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윤희상은 곧바로 도장을 찍었다. 진 팀장은 윤희상이 SK 유니폼을 입을 당시 스카우트. 8년의 세월 동안 쌓인 신뢰가 있었기에, 협상은 속전속결로 끝났다. 189%의 인상률은 2009년 김광현(225%·4000만원→1억3000만원)에 이어 팀 역사상 2번째로 높은 것이다.

꿈만 같던 억대 연봉에 진입한 윤희상은 어머니 얘길 꺼냈다. “이제 집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점이 제일 기뻐요. 어머니께서 호텔에서 영양사일을 하시는데, 많이 힘드신 것 같아서요…. 내후년쯤에는 편하게 집에서 쉬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용돈도 드리고요.”

소문난 효자인 윤희상은 내년시즌 팀에서도 ‘효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 한번 개근상을 받고 싶다”는 포부를 잊지 않았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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