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경험, UI만으로 설명할 수 있나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이라는 용어의 창시자 돈 노만(Don Norman)이 지적했듯이, 기존의 UI(User Interface) 개념으로는 사용자 경험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의미를 확장해야 할 필요를 많은 사람들이 느꼈고, 그 때 발견한 단어가 '경험'이었다. 그런데 플랫폼으로서의 웹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혁신이 가속화되는 등 스마트혁명이 진행될수록 이 경험의 범위가 더욱 모호해졌다.
얼마 전까지 사용자 경험은 개개 사람의 마이크로(micro)적 측면에서 사용자의 반응, 인지, 태도 등을 측정했다. 스마트 시대에는 작용대상이 확대되고, 인간반응이 다양화되며, 업무분야가 다변화되며 이 사용자 경험의 범위가 확장되거나 새로운 개념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간 사용자 경험의 한계점은 한 개인차원의 경험에 한정되어 있고, 이미 만들어진 기술을 사용하는 피동적 입장이라는 점이다. 개인적 영역에서 머물고 있던 사용자 경험이 앞으로는 소셜 미디어처럼 여러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사용자간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가치가 개인 사용자의 개인적 만족이나 경험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가치로 승화되고 환원돼야 한다.
UI, UX를 넘어 이제는 사회적 경험을 생각해야
지금까지는 사용자 경험을 통한 스마트기기 제작에만 관심이 있었지 거기서 파생한 가치가 집단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며, 어떻게 사회적 가치로 환원될까 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는 소홀했다. 타인과의 상호작용과 이를 통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사회적 경험(SX, Social eXperience)이고, 앞으로는 이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창출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SNS를 예를 들면, 개별 SNS사용자들의 경험을 단순히 합산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간의 경험이 모여서 새로운 그룹의 경험군을 형성하게 되고, 이러한 그룹들이 서로 영향을 미쳐 또 다른 새로운 모델을 형성하면서 사회전반에 새로운 영향을 미쳐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사회적 경험을 잘 활용해 성공한 서비스로 트윗터의 리트잇(RT) 기능이나, 소셜 커머스의 경험 공유시스템, 소셜 TV의 실시간 의견교환기능 등을 언급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사용자 경험은 현재의 외형적 경험에서 더 한발 나아간 가치 창출(value creation)과 그 공유(value share)의 문제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미래의 기술 개발에서 사용자의 가치를 능동적으로 반영해 실제 사용에서 그 가치가 적극 활용되며 사용자간 선순환 구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확대/재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즉, 가치 공유는 상호작용의 구조에서 사람과 사회의 시스템이 기술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기술이 다시 개인의 행동과 가치, 그리고 사회적 시스템을 구체화시키는 것이 가치의 선순환 구조라 할 수 있다. 미래의 스마트 기술은 잠재되어 있는 사용자의 가치를 발굴해 내고, 기술 디자인에 반영하며, 가치의 선순환 구조에서 새로운 가치를 재생산하는지가 관건이다.
사회적 경험,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용자의 경험 속에 잠재된 가치의 종류는 무한하며 새롭게 발굴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향후 킬러 애플리케이션 같은 핵심 가치 창출기술은 사용자와 기술간 가치 창출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애플의 아이팟을 예로 들면, 애플이 판매하는 것은 휴대용 MP3 플레이어가 아니라 아이튠즈를 통한 음원 판매와 사용자의 청취 경험이다. 플랫폼의 편의성을 강화해 고객 참여라는 중요한 가치를 증대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성공 스토리다. 이처럼 사용자 개개 경험이 사회적 승화를 통해 수익창출 메커니즘과 연결되어 있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애플은 이제 팟캐스팅(Podcasting) 서비스를 통해 TV시장으로 진입하려 한다. 이 서비스 역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TV라는 단순한 디바이스가 아니라 사용자의 시청 경험이다.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콘텐츠 소비 생태계를 만들고, 인간가치에 기반한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창출하는 것이 타사와 다른 전략이다.
글 / 성균관대학교 신동희 교수(dshin@skku.edu)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