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우 “아픈 발목이 날 강하게 만들었다”

입력 2013-01-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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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세터 유광우(맨 오른쪽)는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신경영양제와 진통제를 맞는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리그 선두를 이끌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발목부상 투혼’ 삼성화재 유광우

매주 신경영양제·진통제 맞으며 강행군
세트당 11.8개…세트 부문 독보적 1위
“동료들 덕분…후반기엔 나만 잘하면 돼”


“아픈 발목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29)는 매주 발목에 신경영양제와 진통제를 맞는다. 그의 발목은 프로 데뷔 첫 해(2007∼2008시즌 1라운드 2순위 삼성화재 지명)부터 정상이 아니었다. 대학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 무리가 왔고, 이를 참고 뛰면서 완전히 망가졌다. 선수생활을 그만둬야 하는 위기였다. 하지만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그를 재활시켰다. 2년을 기다렸다. 그리고 2010∼2011시즌 주전 세터였던 최태웅이 현대캐피탈로 이적하면서 기회를 잡았고, 3시즌째 삼성화재를 든든히 지키며 한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두 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다. 올 시즌 역시 팀을 리그 선두로 이끌고 있다.

○통증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잊을 뿐

“심할 때는 잠을 못자는 경우도 있다. 괜찮을 때도 지속적으로 발목이 저리거나 찔리는 듯한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

통증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누구도 그 고통의 깊이를 짐작할 수 없다. 그에겐 선수생활을 지속하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을 족쇄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웠다. 경기 중에는 의식조차 하지 않는다.

“처음엔 ‘발목 때문에…’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발목 덕분에 내가 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이 상태에서도 경기를 계속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한다”고 했다.

고통의 깊이만큼 성숙해진 마인드는 그를 성장시켰다. 이번 시즌 그는 세트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세트당 11.779개.


○정규리그 및 챔프전 우승

유광우는 이번 시즌이 지난 시즌에 비해 훨씬 심리적으로 편안하다고 했다. 강민웅(세터)이 상무에서 제대해 가세하면서 한 시즌을 혼자 다 끌고 가야하는 부담에서 벗어난 것이 도움이 됐다. 그는 “내가 흔들릴 때 잘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큰 보탬이 된다. 또 스스로 더 성장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아울러 생겼다“고 했다.

팀 공격수들이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도 안정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다. 그는 “전반기에 흔들린 적이 많았는데 공격수들이 볼을 잘 받아줬다. 그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며 모든 공을 공격수들의 몫으로 돌렸다. 아울러 “서브와 수비도 지난해와 비교해 더욱 탄탄해졌다. 레오도 잘 해주고 있지만 특히 (박)철우가 더 살아나고 있어서 나만 잘 하면 후반기는 전반기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듯하다”며 겸손해 했다.

그의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이번 시즌 내가 나아진 점이 있다면 동료들 덕분에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1-3패)에서는 너무 서두르다가 다치기도 하고 결국 경기를 망쳤다. 하지만 올해는 차분하고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가 반드시 우승하겠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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