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주 “욕먹어도 행복…돌만 던지지 마세요”

입력 2013-02-04 13: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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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의 공백 끝에 MBC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황동주.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변신을 꾀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두운 터널로 들어섰다. 그 곳에서 벗어나기까지 3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당연하다고 생각해 무심코 지나쳤던 환한 세상은 연기자 황동주(37)를 반갑게 맞아줬다.

1996년부터 연기를 시작한 황동주는 어느 순간 아침드라마의 단골손님이 됐다.

황동주는 그 이미지를 벗기 위해 휴식을 택했다. 잠깐 머리를 식히려고 했던 게 3년이나 돼버렸다. “연기를 그만 둘 생각까지 했다”는 그는 이민을 고려할 정도로 어려운 시간을 겪었다.

“1년은 그냥 쉬었고, 다시 1년은 작은 역할만 제안받아 다 거절했다. 3년째 될 때에는 아예 일이 없었다. 스트레스 받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일을 그만두려고 했다. 우울증, 불면증으로 잠 못 이룬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났다.”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황동주에게는 성숙해가는 일련의 과정이었다.

이를 계기로 일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황동주에게는 황금과 같은 시간이었다.

가족의 보살핌으로 버티며 마음가짐을 고치니 MBC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의 주현도를 만나게 됐다.

황동주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가리지 말고 일하자’고 생각했다. 이전에 내가 쌓아놓은 위치까지 다시 한 번 가보자고 결정했다. 그 마음을 ‘사랑했나봐’로 어느 정도 달성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며 웃었다.

‘연기의 맛’을 다시 본 황동주는 주현도로 활약하고 있다. 사랑 갖고 장난치는 여자들의 ‘공공의 적’이다.

3년의 공백 끝에 MBC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황동주.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가짜 방귀남’으로 한 차례 욕먹고 두 번째로 맡은 악역이지만 “악역 전문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열연을 펼치고 있다.

“내게 손가락질도 하고 욕도 많이 하신다. 심한 분들은 혈압 올라 쓰러질 뻔했다고도 한다. 식당에 가면 ‘마누라 둘 두고 너는 웃음이 나오느냐’고도 하시지만 욕먹는 재미가 크다. 감정표출이 많은 캐릭터라 스트레스도 풀리고 주현도처럼 살면 암은 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돌만 던지지 말아 달라. 하하!”

녹화가 끝나면 탈진 상태에 이르러 링거를 맞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이 또한 행복하다. 주현도란 캐릭터가 황동주를 괴롭혀 체력을 소진시키지만 마음만은 너무 즐겁다. 10년 이상의 연기 경력인데도 “촬영장 가는 길이 정말 소풍가는 길 같다. 300회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

연기의 맛을 다시 느낀 황동주도 이제 개인의 행복을 누릴 차례. 나이가 나이인 만큼 결혼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아기들 보면 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다. (안)재모가 아이 사진을 보여주는데 어찌나 질투가 나는지. 그런데도 올해는 쉬지 않고 일할 계획이라 아무래도 독신으로 살아야하는 준비도 해야 할 것 같다.(웃음)”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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