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출처|함부르크SV 공식 페이스북
2011년 1월 44억→작년 3월 66억→현재 117억
獨이적시장 전문매체 손흥민 시장가치 성장세 분석
유럽파중 1위…차붐 한시즌 최다 17골 경신 주목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손흥민(21·함부르크SV)의 유럽축구 시장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지그널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 21라운드 원정에서 전반 26분 시즌 8호, 후반 44분 시즌 9호 골을 몰아치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함부르크는 전반 17분 상대 골게터 레반도프스키에게 첫 골을 내줬으나 한국 에이스의 활약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9승4무8패(승점 31)로 7위를 마크했으나 5위 프라이부르크, 6위 마인츠와 승점이 같아 언제든 추격이 가능하다. 2010∼2011시즌 3골, 2011∼2012시즌 5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두 자릿수 득점까지 가능해 최근 진행 중인 구단과의 재계약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폭등하는 몸값
독일의 축구 이적시장 전문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transfermarkt.com)는 손흥민의 시장 가치를 800만 유로(약 117억 원)로 분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 몸값은 함부르크 선수단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 네덜란드 출신 베테랑 미드필더 판 더 파르트가 1500만 유로(약 220억 원)로 가장 많고, 독일 국가대표 골키퍼 르네 아들러가 900만 유로(약 132억 원)로 뒤를 따르고 있다. 그 만큼 손흥민의 가치는 높다.
무엇보다 꾸준한 가치 상승이 눈에 띈다.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트란스퍼마르크트는 손흥민의 가치를 300만 유로(약 44억 원)로 내다봤다. 그리고 작년 3월에는 450만 유로(약 66억 원)였다. 이번에 800만 유로까지 뛰었으니 그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특히 대표팀 소속으로 이렇다할 국제 대회가 없는 상황에서 철저히 소속 팀 내 활약만으로 그 가치를 평가받아 더욱 값지다.
1월 폐장한 유럽축구 겨울이적시장에서도 손흥민의 거취는 큰 화제였다. 숱한 명문 클럽들의 러브 콜이 쇄도했다. 그러나 선택은 함부르크 잔류였다. “성장하기 시작한 선수라 당장 빅(Big) 리그에 현혹돼 성급한 판단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게 손흥민 측 설명이었다. 2014년 여름까지 돼 있는 계약기간을 함부르크는 2년 더 연장하길 희망한다. 합당한 대우를 위해 연봉도 큰 폭으로 올려줄 전망이다. 항간에선 70만 유로(약 10억 원·추정)에서 200만 유로(약 29억 원)로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최고의 한국 선수를 향해
유럽파 태극전사과 비교해보자. 트란스퍼마르크트는 구자철-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에게 각각 400만 유로(약 58억 원), 150만 유로(약 22억 원)를 매겼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700만 유로(약 102억 원), 박지성(QPR)을 350만 유로(약 51억 원)로 내다봤다. 박주영(셀타비고)은 250만 유로(약 36억 원), 윤석영(QPR)은 75만 유로(약 11억 원)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의 이청용(볼턴)이 750만 유로(약 110억 원)로 가장 근접했다.
상승세를 탄 손흥민은 차범근(전 수원 삼성 감독)의 기록 경신도 넘보고 있다. 80년대 분데스리가 무대를 누비는 동안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 몸담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컵 우승도 경험한 차범근은 1985∼1986시즌 17골을 넣었다. 이는 역대 유럽 진출 한국 선수 한시즌 최다 골이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는 13라운드가 더 남아있어 손흥민에게 기회는 충분하다. 이제 두 자릿수 득점을 넘어 차범근의 기록을 깰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흥민 코멘트
“이대로 간다면 어떤 상대도 무섭지 않다”
“(득점하고 팀이 이겨) 정말 행복하다. 솔직히 우리(함부르크)가 독일 분데스리가 전통의 강호인 도르트문트를 정규리그에서 두 번씩 꺾으리라는 생각을 한 사람들은 없었을 것 같다. 더욱 특별한 사실은 이번 경기가 원정으로 치러졌다는 점이다. 도르트문트 원정은 정말 쉽지 않다. 올 시즌 도르트문트와 2차례 대결에서 각각 2골씩, 4득점을 했는데 훈련 때마다 꾸준히 연습해왔던 루트에서 골이 터졌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다. 오늘 경기 전부터 그간 많은 준비를 하면서 채워왔던 자신감이 있었다. 계속 이대로만 나가면 어떠한 상대를 만나든지 무섭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