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마골프 코다 마사히로 지점장. 코다 지점장은 유소연, 김자영 등을 주축으로 한 프로골프팀인 ‘팀혼마’를 출범시켜 혼마골프의 이미지를 ‘비거리가 잘 나는 아마추어’용에서 ‘톱 프로들의 클럽’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년전 직영체제 변신 한국시장 재진출
유소연 김자영 김하늘 등 팀혼마 13명
‘아마추어용’ 이미지 벗고 인지도 높여
장인이 한땀한땀 만든 맞춤형 명품클럽
우승보단 선수 성장 돕는게 우리 목표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 클럽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부족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의 임무다.”
혼마골프가 최근 여자골프에서 가장 ‘핫’ 한 클럽으로 등장하고 있다. 유소연(23)을 시작으로 김자영(22·LG)에 이어 김하늘(25·KT)까지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인기스타들이 모두 혼마골프의 클럽을 사용하고 있다. 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혼마골프의 매력은 무엇일까? 혼마골프 코다 마사히로 한국지점장에게 그 비결을 들었다.
○유소연의 활약이 혼마 이미지를 바꾸다
혼마는 55년 전통의 기술력과 일본 장인들의 땀과 열정으로 탄생시킨 명문 브랜드. 국내 골프시장에서도 오랫동안 인기를 끌어온 제품이다. 1970∼1990년대까지는 국내 골프시장에서 매출 1∼2위를 다퉜다. 그러나 선수용보다는 아마추어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다른 제품에 비해 더 멀리 나간다는 입소문으로 유명했다. 혼마골프는 2011년 한국시장에 재진출했다. 총판체제를 끝내고 직영체제로 바꾼 것. 동시에 혼마클럽에 대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20년 전 일본 프로골프투어에서 혼마 클럽의 사용률은 80% 수준이었다. 골프선수 10명 중 8명의 가방 속에 혼마 클럽이 1자루 이상 들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한국에선 그렇지 않았다.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혼마는 이미지 변신의 첫 출발점으로 프로골프팀인 ‘팀혼마’를 창단했다. 2009년 유소연을 시작으로 2012년엔 김자영, 홍진주, 안신애, 김혜윤 등을 영입했다.
대성공이었다. 특히 유소연의 활약은 혼마골프의 이미지 변신에 큰 역할을 했다.
코다 지점장은 “유소연의 활약이 혼마 클럽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젊은 선수가 우리 클럽을 사용해 좋은 성적을 내자 일반 골퍼는 물론 선수들의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혼마클럽을 사용한 유소연은 그 후 KLPGA 투어에서 6승을 올렸고 미 LPGA 투어에서도 2승을 기록했다.
○“편안함과 믿음은 성적과 직결”
프로들은 어떤 클럽을 선호할까. “클럽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편안함과 믿음”이라는 게 코다 지점장의 설명이다. 그는 “선수들이 처음 우리 클럽을 손에 들었을 때 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유소연도 그랬고 김자영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의 생각도 똑같다. 클럽을 잡았을 때 첫 느낌이 중요하다.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 나와야 좋은 클럽이다”라고 말했다.
팀혼마의 소속 선수들은 매년 1∼2차례 혼마골프 일본공장에 다녀온다. 사카타현에 위치한 공장에서 그 선수가 사용할 클럽을 직접 맞춤 제작하기 때문이다. 코다 지점장은 “클럽을 만드는 사람과 프로선수가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누면 클럽에 대한 믿음이 커진다. 그 믿음은 성적으로 이어진다. 또 자신이 사용하는 클럽 제작과정을 직접 봄으로써 자신감과 편안함도 생긴다”고 했다.
혼마골프 사카타 공장은 올해로 32년 째 가동 중이다. 대부분의 클럽 업체들이 중국 등으로 공장을 옮겼지만 혼마는 생산 노하우를 유지하기 위해 그 자리를 고집하고 있다.
팀혼마의 편안함과 믿음은 성적으로 나타났다. 팀혼마 소속 선수들은 2012년 KLPGA 투어에서 5승을 합작했다. 김자영이 혼자 3승을 기록했고 양수진과 유소연이 1승씩을 보탰다. 팀혼마는 소속선수들을 지원하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코다 지점장은 “성적이 좋을 때보다 조금 부족할 때 더 적극적으로 선수를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최고의 선수를 발굴할 수 있다. 일본 본사나 한국지점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것은 팀혼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팀혼마는 신중한 선수 영입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그래서인지 출범 이후 단 한 명의 선수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2013년 모두 13명으로 늘었다. 코다 지점장은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건 우리도 선수도 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모두가 우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혼마의 클럽을 사용해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의 목표이자 임무다. 우리가 영입한 모든 선수는 성공적 이었다”라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