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 “개소주 먹고 설거지 능력 키웠죠”

입력 2013-02-2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V리그 종반 이후 소속팀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과 보양식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현대캐피탈 주포’ 문성민 힘의 원천은?

5R 접어들어 선수들 체력에 문제
용병 컨디션따라 승패 좌우되기도

범실적고 어려운공 처리능력 탁월
매치포인트서 공격성공률도 압권

“웨이트트레이닝·보양식 덕이죠”


2012∼2013시즌 프로배구 V리그가 종반으로 접어들었다. 남자부 플레이오프 티켓을 향해 총력전을 펼치는 현대캐피탈은 힘든 5라운드를 보냈다. 3연패 뒤 어렵게 2연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다. 16일 LIG손해보험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둔 것은 좋았으나 19일 KEPCO전에서는 진땀을 흘린 끝에 3-2로 겨우 이겼다. 먼저 두 세트를 따내고도 5세트까지 끌려갔다. 그것도 막판에는 3차례의 듀스를 거듭하면서 용궁 문턱에서 간신히 살아나왔다.

지금 현대캐피탈의 문제는 체력이다. 사실 시즌 막판이면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상대에 대한 분석도 이미 끝났다. 새로운 작전도 기술도 없다. 지금은 자신의 카드를 서로에게 모두 보여주고 하는 카드게임과 같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스스로 정한 한계를 극복하는 정신력이다.

구태의연하게 들리겠지만 스포츠에서 멘탈은 기술보다 앞선다. 외국인선수 가스파리니의 체력이 떨어진 것이 부담스럽다. 용병의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면 그 팀은 미래가 없다. 그런 면에서 문성민의 최근 상승세는 현대캐피탈로선 반가울 따름이다.

19일 경기에서 문성민이 아니었으면 핸대캐피탈은 수렁에 빠질 뻔했다. 60.87%의 높은 공격성공률과 36.22%의 공격점유율로 30득점한 것도 좋았지만 하이라이트는 5세트 듀스 때였다. 16-16에서 나온 2번의 공격은 왜 문성민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2번의 백어택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매치포인트에서 나온 공격은 압권이었다. 상대 안젤코의 시간차공격을 자신이 디그한 뒤 올라온 볼은 상대팀에 넘겨줘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 전위에서 공격할 선수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문성민은 예상을 깨고 백어택으로 상대코트에 꽂았다. 그 창조적인 공격 한 방에 잘 버티던 KEPCO는 21연패에 빠졌다.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주 공격수의 책임감이었다. 상대에게 볼을 안전하게 넘겨주는 것보다는 때리는 것이 맞다. 그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아닌 선수 자신의 판단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공을 때리는 것을 배구계 속어로 ‘설거지’라고 한다. 문성민의 설거지 능력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고교 때부터 어려운 공을 때려봤다. 자신이 있었다. 경험이 있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욕심을 냈다. 주 공격수는 좋은 공도 잘 쳐야 하지만 나쁜 공도 때려내야 한다.”

16일 LIG전에서도 51.72%의 공격성공률과 37.18%의 공격점유율로 팀 내 최다인 18득점을 했다. 이날은 공격범실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문성민에게도 힘든 5라운드지만 버티게 해주는 힘이 있다. 바로 개소주다. 이전까지는 보약이나 영양식에 신경 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밥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아직 효과를 잘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최근 활약을 보면 효과는 있는 모양이다. 경기 다음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흐트러진 근육을 가다듬고 다른 선수보다는 체력 소모가 적기에 현대캐피탈의 막판 스퍼트를 이끌려고 한다.

“가스파리니가 초반에 팀을 책임졌고 지금부터는 내가 팀을 이끌어야 한다. 이제 6라운드만 남았다. 분석은 이미 다했다. 서로에 대해서도 너무나 잘 안다. 대한항공 삼성화재 누구라도 다 이겨야 우리가 우승을 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