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하의 프랑스 통신] 佛 강등권싸움의 히든카드 ‘스리백’

입력 2013-0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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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수 중인 박건하 전 올림픽대표팀 코치(오른쪽)가 2부 리그 FC낭트 미셀 데 자카리안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박건하 코치

최근 FC낭트 미셀 데 자카리안 감독과 몇 차례 대화를 나눴다. 훈련을 보게 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자 자카리안 감독은 “젊은 나이에 멀리 와서 공부하는 열정이 보기 좋다”고 덕담을 해줬다. 런던올림픽을 준비할 때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 있어 내가 젊다는 생각을 못 했었다. 여기 와서 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한국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자카리안 감독은 가장 먼저 언어를 지적했다. 그는 “통역 없이 의사소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몇 차례나 강조했다. SM캉 주장 제레미도 나에게 “왜 한국 선수들은 유럽까지 오며 영어 한 마디 못 하냐”며 의아해 했었다. 한국 선수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학원축구를 하며 외국어 공부도 병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길게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유럽 적응의 1순위가 언어라는 것이야 이제 다 아는 사실이지만 감독과 선수들에게 직접 들으니 더 피부에 와 닿았다.

작년 K리그는 막판까지 치열하게 강등 싸움이 전개됐었다. 올해 본격 승강제가 실시되니 그 경쟁이 더 치열할 것 같다. 프랑스도 못지않다. 2부 리그는 현재 모나코가 1위, 낭트가 2위, 캉이 3위다. 3위 안에 들어야 1부 리그로 올라가는 데 7∼8위까지 점수 차가 크지 않아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이들도 자신보다 강한 팀을 만나거나 절대 지면 안 되는 경기에서는 스리백을 종종 가동한다. SM캉은 1월 중순 2연패를 당하자 곧바로 포백에서 스리 백으로 바꿨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낭트도 마찬가지다.

사실 스리백이라고 하면 수비축구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전반적인 세계 축구의 흐름이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다시 변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 남미에서부터 공격적으로 변형된 스리백 전술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2부 리그에서의 스리백은 기존과 크게 다른 점이 아직 보이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양 쪽 윙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스리백이 수비적인 축구도 되고 공격적인 축구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살펴보고 싶다.

이제 보르도로 떠난다. 그곳에서 1부 리그 10위에 올라 있는 FC지롱댕 드 보르도의 경기와 훈련을 볼 계획이다. 1부 리그 팀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설렌다. 다음에는 스포츠동아 독자들에게 보르도에서 느낀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박건하 전 올림픽대표팀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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